방송영상 제작 지원 3배 늘려 1192억…토종 OTT 지원사격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콘진원)이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지원사격에 나섰다. 21일 콘진원 2023 지원사업설명회에서 발표된 내년도 예산(안)은 6238억원으로 올해 5271억원 대비 14% 증가했다. 방송영상 부문 예산이 가장 많이 늘어나 올해 421억원에서 내년도 1192억원으로 3배가량 뛰었다.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1%로 1296억원이 배정된 R&D(20.8%)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9월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에미상 6관왕에 오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등 K콘텐트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내 OTT에 적극 힘을 실어주겠다는 취지다.
OTT 특화 454억…'우영우'처럼 IP 확보
방송영상 부문 중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OTT 특화 콘텐트 제작 지원 사업이다. 올해 드라마ㆍ예능ㆍ다큐멘터리 등 14개 작품에 총 113억원을 지원한 것에서 내년에는 27개 작품 454억원으로 늘어났다. 조현래 콘진원장은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하는 OTT 관련 예산을 대폭 늘렸다. 드라마의 경우 작품당 최대 지원 한도를 14.4억원에서 30억원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방송산업팀 김일중 부장은 “OTT 중심의 실험적인 작품이 많아지면서 제작비가 크게 늘어난 실정에 맞춘 것”이라며 “신규 가입 등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 일정 기간 이상 국내 OTT에서 독점 방영하는 ‘퍼스트 런’ 조건 등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IP(지적재산)를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지난해 최고 히트작인 ‘오징어 게임’의 IP를 글로벌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전부 가져가면서 제작사 싸이런스픽쳐스는 추가 수익을 배분받지 못한 것은 물론 독자적인 후속 개발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2019년 넷플릭스 첫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을 제작했던 에이스토리는 이를 반면교사 삼아 올 상반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국내 방영권을 신생 ENA 채널에 넘기고 해외 방영권만 넷플릭스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IP를 100% 확보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내년 OTT 지원작은 지원금에 상응하는 제작사의 권리(IP) 확보가 필수다.
내년에도 '지우학' 같은 작품 탄생할까
방송영상콘텐츠 후반제작지원 사업도 300억원 규모로 신설됐다. 지난해 크리처물 ‘지옥’부터 SF ‘고요의 바다’에 이어 올 초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이 잇따라 넷플릭스 글로벌 드라마 1위를 차지하는 등 장르물이 각광받으면서 후반 제작 과정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CG(컴퓨터 그래픽)나 VFX(시각효과)의 완성도에 따라 작품의 성패가 갈릴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친다. 중소 제작사가 장르물에 신규 진출할 경우 우대하고, 제작사와 플랫폼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OTT 디지털 라이브러리 구축 및 리마스터링 작업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취향 저격 OTT, 다큐 르네상스 열 것
지난 10월 티빙 첫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푸드 크로니클’을 선보인 이욱정 PD는 ‘휴먼 크로니클’을 준비 중이다. OTT 특화작으로 선정돼 4개 촬영팀이 10개월에 걸쳐 종합병원을 밀착 취재하고 있다. KBS에서 ‘누들로드’ ‘요리인류’ 등을 만들고 2019년 제작사 마인드앳플레이를 설립한 이 대표는 “다큐멘터리는 초기 기획 단계부터 제작 과정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지원 효과가 더욱 크다”며 “지상파는 시청률 하락을 이유로 다큐 제작을 줄이고 있지만, OTT는 장기적으로 취향에 맞는 콘텐트를 제공할 수 있어 다큐 르네상스를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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