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6억 기부' 이수영 회장 모교서 눈물…서울대에 15억 내놨다

서울대학교-이수영과학교육재단 노벨상 육성기금 협약식이 열린 21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카이스트에 766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모교인 서울대에 15억원을 쾌척한 ‘기부왕’ 이수영(86) 광원산업 회장은 발언 도중 연신 눈가를 훔쳤다. 목이 메는 듯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1937년생으로 서울대 법과대학 56학번인 이 회장은 “이 자리에 오면서 과거 대학교 신입생 시절과 그 이후 사업하면서 어려웠던 순간들이 생각이 났다”고 했다. 1950년 중학교 입학 직후 6.25 전쟁이 터져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간다' 군가를 부르며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이 회장은 “서울대 입학 후 동숭동(구 서울대 동숭동 캠퍼스)은 봄이 되면 개나리꽃과 벚꽃이 활짝 펴 우리 학생들의 우울한 환경의 숨통을 열어줬다”고 회상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신문 등에서 17년간 기자로 일한 이 회장은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서울경제신문에서 1980년 해직됐다고 한다. 경기도 안양시에 땅을 사 목축업과 모래 채취 사업을 시작한 그는 모은 돈으로 1988년 여의도백화점 5층을 인수하면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장은 “매일 치열하게 살며 평생 안 쓰고 열심히 모은 재산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대한민국 과학교육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일선 현장에서 직접 겪으며 일찍이 과학 발전이 곧 국가의 발전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교육열은 훌륭한 인재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하는 위상으로까지 발전하는 중요한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2012년~2020년 세 차례에 걸쳐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766억원을, 지난해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에 기금 1억원을 기부했다. 지난해엔 이 회장의 이름을 딴 재단법인 이수영과학교육재단이 설립되기도 했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이수영과학교육재단의 총자산은 약 17억원에 이른다. 이 회장은 현재 서울대 법대 장학재단과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송윤주 화학부 교수 연구비 15억원 지원
이 회장이 이번에 서울대에 기부한 금액은 매년 3억원씩 5년간, 송윤주 서울대 화학부 교수의 연구학술 활동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송 교수는 인공효소나 생촉매, 생체물질 합성의 기반이 되는 단백질 자기조립체 합성법을 개발한 것으로 잘 알려진 연구자다. 이 회장은 “노벨과학상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발판이자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지름길”이라며 “모교인 서울대에서 국가 발전을 위한 꿈을 꾸는 연구자들이 미래를 보며 비상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수영과학교육재단은 앞으로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분야의 만 45세 이하 기초과학자를 대상으로 연 최대 3억원 한도로 연구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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