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리와인드(63) ‘사막의 왕’ 김보통 작가가 들추는 적나라한 현실

장수정 2022. 12. 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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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이어 보통 사람들의 선택 다룬 김보통 작가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디피: 개의 날’, ‘아만자’ 등을 쓰며 만화 작가로 활동하던 김보통 작가가 드라마로 영역을 넓혀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디피: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의 각본 작업에 직접 참여하며 드라마 작가로 데뷔한 그는 이번에는 왓챠 ‘사막의 왕’을 통해 대본을 쓰며 연출까지 맡고 있다.


전작 ‘D.P.’에서는 군대 내 부조리한 현실을 파헤쳤다면, 이번에는 돈을 둘러싼 사람들의 다양한 선택에 대해 다루며 공감을 유발 중이다. 돈이 전부라고 믿는 사람들과 돈이 다가 아니라 믿는 사람들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16일 왓챠에서 공개됐다.


◆ 현실적인 군대, 회사…청년들과 형성하는 공감대


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D.P.’는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정해인 분)와 호열(구교환 분)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군대 내 괴롭힘 문제부터 준호, 호열이 탈영병들을 뒤쫓으며 마주하게 되는 청춘들의 다양한 현실들을 에피소드로 녹여내면서 20대 청년들이 어떤 고민, 또 문제들을 안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스크린 위에 펼쳐냈었다. 군대 내에서 벌어지는 가혹 행위가 초래한 비극을 통해 군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이 ‘D.P.’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였지만, 여러 탈영병들을 뒤쫓는 과정에서 묻어나는 청춘들의 다양한 고민들도 ‘D.P.’의 한 축을 차지했었다.


게임 중독에 인성적으로도 큰 문제가 있었던 탈영병도 물론 있었지만, 철거 직전의 집에 살고 있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기 위해 일을 하느라 복귀를 하지 못한 아픈 사연을 가진 탈영병도 있었던 것. 그들이 ‘왜’ 탈영을 했는지에 초점을 맞추면서 한층 풍성한 이야기들이 오갈 수 있었다.


‘사막의 왕’은 ‘D.P.’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현실을 반영한다. 한 신입사원이 동그라미를 그리거나, 혹은 넓은 사무실에서 정해진 길을 따라 걷기만 하는 등 무의미한 일을 반복하는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고, 이것이 그런 자신들을 지켜보며 희열을 느끼는 이들을 위한 ‘쇼’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등 다소 독특해 보이지만,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거나, ‘일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케 하는 등 현실적인 메시지들로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매 회차 새로운 에피소드들로 색다른 질문들을 던진다. 평범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이 갈림길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대입해보기도 하고, 또 공감해보기도 하면서 콘텐츠를 즐기게 한다.


무엇보다 이 같은 과정을 장르물 문법 안에 녹여내면서 흥미롭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김 작가의 장점이다. ‘D.P.’에서는 준호, 호열이 탈영병을 찾아내는 과정을 짜임새 있게 담아내면서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탈영병을 찾는지 그 과정은 물론, 체포를 위해 발로 뛰며 분투하는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내며 보는 재미를 만들어낸다.


‘사막의 왕’ 역시도 마찬가지다. 매회 독특한 설정으로 흥미를 자아내는 한편 추후 드러나는 비밀, 반전을 통해 충격을 선사하기도 한다. 여기에 각각의 이야기처럼 펼쳐지는 에피소드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지켜보는 재미까지. 주제, 메시지는 무겁지만 이를 어렵지 않게 풀어내면서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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