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IS] ‘스위치’ 가족 영화의 정석, 웃음도 감동도 기대 이상
사랑과 따뜻함이 넘치는 연말연시. 가족, 연인, 친구 등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보기에 ‘스위치’는 더할 나위 없을 작품이다.
‘스위치’는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던 톱스타 박강(권상우 분)이 하루아침에 돈 없고 식구 많은 생계형 배우이자 극한직업 매니저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 ‘탐정: 더 비기닝’(2015)에서 배우와 각색 작가로 만났던 배우 권상우와 마대윤 감독이 이번엔 배우와 연출로 호흡을 맞췄다.
마대윤 감독은 앞서 언론 시사회에서 ‘스위치’의 시나리오 작업 단계부터 권상우를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그만큼 영화 속에는 권상우의 과거 출연작을 연상시키는 반가운 장면들이 다수 등장, 권상우의 성장을 함께해온 관객들을 반갑게 한다.
이뤄지지 못 한 과거의 연인에서 두 아이의 엄마로 하루아침에 인생이 뒤바뀌는 미술가 수현 역에는 이민정이 캐스팅됐다. 카메라 밖에서의 친분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두 사람은 지지고 볶으면서도 서로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는 따뜻한 가정을 밝고 경쾌하게 표현해낸다.
오정세는 박강의 매니저에서 얼굴 빼고 다 가진 톱스타로 변신하는 조윤 역을 맡았다. 언뜻 보기엔 철부지 안하무인 스타 같지만 조윤은 오랜 시간 무명 시기를 보내고 있는 친구를 조용히 챙길 만큼 배려 있고 어른스러운 면모를 가진 인물. 오정세는 인생 반전의 전과 후 조윤을 수려한 연기로 표현하며 극을 자연스럽게 뒷받침한다.
영화의 큰 줄기는 다름 아닌 박강의 성장이다. 상상만 해 봤던 수현과 가정을 꾸린 상황이 펼쳐지며 박강은 이때껏 한 번도 느끼지 못 한 감정을 느끼고 겪지 못 한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또 그동안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주변 인물들의 진심을 보며 점차 자신의 인생에 빠졌던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성장을 이뤄낸다.
시놉시스만 봐도 예측할 수 있듯 영화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식상하다고 치부하기엔 ‘스위치’는 인물과 장면, 이야기 전개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게 티가 나는 영화다. 매일 먹는 밥이지만 어떤 밥솥에, 얼마나 잘 뜸을 들여 짓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듯 ‘스위치’는 기대 이상의 웃음, 기대 이상의 감동을 보는 이들에게 선사한다.
박소이, 김준 등 아역배우들의 연기도 발군이다. 마치 실제 권상우 아빠, 이민정 엄마를 닮은 듯 가족이 모였을 때 그림이 무척 자연스럽고, 그 안에서 보여주는 연기도 극의 밸런스에 들어맞아 보는 내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내년 1월 4일 개봉. 12세 관람가. 113분.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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