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 5 손가락 펴지지 않는 ‘듀피트렌 구축’… 어떻게 대처할까? [곽상호의 손·손목 이야기]

헬스조선 편집팀 2022. 12. 2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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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원하신 중년 남성분이 양손의 3, 4, 5 손가락이 펴지지 않는다고 내원하셨다. 환자분은 수년 전에도 같은 증상으로 다른 병원을 방문하셨고 듀피트렌 구축으로 진단을 받았으나 “손가락이 많이 구부러져도 수술이 가능하니까 못 견딜 정도가 되면 그때 수술하자” 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였다. 좌측 5번째 손가락의 경우는 이미 구축 (수동적으로 펴려고 해도 펴지지 않는 각도)이 90도가량 진행되어서 수술을 해도 손가락의 완벽한 움직임이 힘든 단계까지 진행되어서 최대한 빠른 날짜로 수술 일정을 예약하였다.

듀피트렌 구축증은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수부 질환으로 50대 이상의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알코올성 간질환, 당뇨, 갑상선질환, 간질 등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서양인 중 백인에게는 비교적 흔하여 남성 인구의 25~31% 정도가 이 질병으로 진단받지만 동양인, 특히 한국 사람에게는 약 0.03% 정도가 걸리는 질환으로 흔한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손바닥 근막이 두꺼워지고 딱딱한 결절이 생기며 통증을 발생시키고 손가락이 안쪽으로 굽어서 펴지지 않는 구축이 발생하게 되어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발생하며, 병에 걸린 사람 중 5% 정도는 우리나라에서 수술을 하였던 것으로 보고된다.

증상으로는 주로 4, 5 수지 손바닥 쪽의 작은 덩어리가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를 잡아당기면서 힘줄 방향으로 수축되어서 손을 펼 수 없게 만드는 경우가 있고, 때에 따라서는 엄지손가락과 검지 손가락 사이의 물갈퀴공간을 충분히 벌리지 못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결국 주먹을 쥐는 동작은 가능하지만, 손을 펴지 못하여 호주머니에 손을 넣지 못하고 악수를 할 때 불편하게 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게 된다.

보존적 치료로는 기본적인 스트레칭 정도 이외에 그 효과를 충분히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외 연구에서 스테로이드나 면역 억제제의 복용, 경피적 주사, 호르몬 제제 모두 단기간의 통증 감소에 도움을 주지만 장기간에 걸친 치료 효과를 보지는 못한다고 보고되어 있으며, 충격파의 경우에는 통증을 호전시키고 수술 전 후 창상 회복에 도움을 주지만 구축을 방지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두꺼워진 섬유성 띠를 녹이는 콜라겐 용해 효소 주사가 개발되어 일부 국가에서 쓰이고는 있지만 높은 가격과 잠재적 합병증 때문에 한국에서는 사용이 허가되지 않았다.

간단한 수술로는 경피적 주삿바늘 유리술을 사용하여 피부 바로 아래의 두꺼운 띠를 여러 곳에서 바늘로 흠집을 내어 손가락을 펴는 작업을 할 수도 있다. 수술비가 저렴하고 수술시간도 짧아 일상생활에의 복귀가 빠른 장점은 있으나 재발률이 50%에 육박하고, 혈관이나 신경과 거리가 가까운 곳에 쓰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것과 달리, 대부분의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부분 근막 절제술이다. 10~27% 정도의 낮은 재발률을 보이며, 피부 문제 및 감염 등의 합병증을 고려해야 하나, 현재로서는 한국에서 듀피트렌 구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법이다. 이러한 수술은 손가락이 30도 정도 움직임이 제한 (구축)될 때 고려해야 하며, 앞서의 예처럼 90도 이상 구축이 발생한다면 관절 자체의 구축도 진행했기 때문에, 비록 수술을 하더라도 향후 결과가 좋지 않은 편이다.

듀피트렌 구축은 비교적 다른 질병보다 비수술적 치료에 대한 의존도가 적은 편이고,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환자 수가 많지 않은 편이라 정보가 제한된 편이다. 해당 질병이 의심된다면 인근의 수부 전문의를 찾아서 적절한 영상 검사 등으로 듀피트렌 구축인지 여부를 확인한 뒤 구축이 심하지 않다면 경과만 관찰하고, 30도 이상의 구축이 발생하였다면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가장 추천할 만한 치료이다.

/기고자: SNU서울병원 곽상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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