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해, 제발!" 항의로 시작된 '이태원 국조특위' 첫날 [이태원 압사 참사]

박현광 2022. 12. 2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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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꿈에라도 나와 달라고 엄마가 이렇게 빌어."

조의를 표하기 위해 줄지어 섰던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위원들은 고개를 떨궜다.

 한 유가족은 분향소를 나서는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을 향해 쉴 새 없이 "국정조사, 진실규명"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후 우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국조특위 위원들은 이태원파출소에 들어가 상황 보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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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특위, 21일 분향소 방문 등 현장조사 시작... 유가족 "시간 걸리더라도 조사 확실히"

[박현광 기자]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현장조사 첫날인 21일, 한 유가족이 녹사평역 부근 분향소에서 오열하고 있다.
ⓒ 박현광
[기사 수정: 21일 오후 1시 50분]

"우리 딸, 꿈에라도 나와 달라고 엄마가 이렇게 빌어."

영정사진에 대고 못다 한 말을 전하던 유가족은 끝내 오열했다. 조의를 표하기 위해 줄지어 섰던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위원들은 고개를 떨궜다. 녹사평역 부근 '이태원 압사 참사' 분향소, 국조특위 현장조사 첫날은 눈물로 시작했다.

국조특위 위원들은 21일 오전 녹사평역 부근 분향소 방문을 시작으로 이태원 사고 현장, 이태원 파출소를 찾아 사건 당일의 상황을 파악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과 국민의힘의 보이콧 등으로 무산될 뻔했던 국조특위가 출범 27일 만에 첫 현장조사에 나선 것이다. 유가족들의 반응은 기대보다는 불신에 가까웠다.

27일 만에 현장조사..."국정조사, 진실규명" 구호로 항의한 유가족
 
▲ 현장조사에 앞서 헌화하는 국조특위 위원들 우상호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국조특위 위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한 유가족은 분향소를 나서는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을 향해 쉴 새 없이 "국정조사, 진실규명"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우 위원장이 잠시 멈춰 서서 유가족들에게 "첫 현장조사를 여야가 같이 시작하게 됐으니 거기에 의미를 부여해주시고, 여야가 힘을 합쳐 진실을 잘 규명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유가족은 구호를 멈추지 않았다. 진선미 국조특위 위원이 달래봤지만 구호는 절규로 바뀔 뿐이었다. 활동시한 45일 가운데 26일을 속절없이 흘려보낸 국조특위를 향한 분노의 표현이었다. 

분향소를 벗어난 국조특위 위원들은 이태원 사고 현장을 찾아 소방과 경찰에 사건 당시 상황을 보고 받았다. 함께 사고 현장을 찾은 유가족들은 더 격한 반응을 보였다.

"여당도, 야당도, 국정조사도 다 필요 없어! 여태 다들 뭐했어!"
"국조특위 위원들 똑바로 하십시오! 지켜보겠습니다."
"제대로 해, 제발!!!"

유가족들은 줄곧 "국정조사, 진실규명"이라는 구호를 외쳤고, 일부 유가족은 "왜 이 정부는 일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살려 달라고 아우성칠 때 왜 아무도 없었어요!"라고 가슴을 치며 울었다.

우 위원장은 "이렇게 좁은 곳에서 158명 대한민국 국민이 희생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얼마나 고통스럽게, 얼마나 아프게 유명을 달리하셨던 걸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며 "왜 이런 사고를 미연에 막지 못했는지, 책임은 어디 있는지 명확히 따지는 국정조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유가족도 국정조사 참여... 유가협 "특위, 시간 걸리더라도 확실하게"
 
 우상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을 비롯한 특조위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파출소를 방문해 안창욱 파출소장으로부터 이태원 참사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이후 우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국조특위 위원들은 이태원파출소에 들어가 상황 보고를 받았다. 이때 유가족의 입장을 막았는데, 한 유가족은 파출소 문을 붙잡고 "문 열어, 나 현장에 있었고 유가족이니 함께 들어갈 자격이 있다"고 항의했다. 진선미·용혜인 위원이 밖으로 나와 유가족을 진정시킨 뒤에야 상황은 일단락됐다.
 
▲ 서울경찰청 찾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형식 아닌, 확실하게 현장조사 해 달라” ⓒ 유성호

유가족들은 현장조사 참관 요구와 더불어 국정조사 시한 연기를 요구했다.

이지한씨 아버지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현장조사를 확실하게 할 수 있도록 국조특위 위원들께 다시 부탁드린다"며 "너무 짧은 국정조사 기간 때문에 여당이든 야당이든 증인 채택과 관련해 저희(유족)들이 준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짧게 일정을 잡고 있는데, 그것 또한 저희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국조특위 위원들이 수용해줬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현장조사할 때 저희(유족)도 현장에 같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뭐가 부족하고 앞으로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그런 것들을 감시하면서 참관하고 싶다"고 요구했다.

한편, 국조특위 위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경찰청, 서울시청 재난안전상황실을 추가로 방문할 계획이다. 
 
▲ 이태원 유가족 “피눈물 흘리며 기다렸다. 진상규명 시급” ⓒ 유성호

 
▲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현장조사 첫날, 유가족 “이제 겨우 한 발짝 내디뎠다. 성심 다해 달라”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첫 현장조사에 나선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산하 진상규명 시민참여위원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서울경찰청과 서울시에서 밝혀져야 할 주요한 사항을 제시하며 철저한 현장조사를 촉구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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