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국정조사 시작됐는데... 아직도 얼어붙은 예산안 협상
[곽우신 기자]
▲ 운영위원장실로 향하는 주호영 원내대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와 면담하기 위해 국회 운영위원장실로 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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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예산안 협상을 위해 만날) 계획이 잡혀 있는 것은 없다."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2023년도 정부 예산안 협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이태원 압사 참사 국정조사'가 여당의 복귀로 정리가 됐지만, 아직까지도 국회의 예산안 처리는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는 '선 예산안, 후 국정조사'를 여전히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야당 주도로 가결된 데 대해 크게 항의했다. 이에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은 모두 국정조사특위 사의를 표명하고 사실상 보이콧에 들어가기까지 했다. 그러자 야당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라며 '선 예산안, 후 국정조사'라는 여야 합의를 깨고 활동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의 반발도 더 거세지며 국회가 얼어붙었다.
그러나 지난 20일에 있었던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간담회 후 국민의힘은 입장을 바꾸어 국정조사에 전면 복귀했다(관련 기사: 분노 쏟아낸 이태원 참사 유족 "윤 대통령 사과 따위 필요 없다"). 21일 오전 현재, 본래 예정되어 있던 국조특위의 현장조사 역시 여야 의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거대 양당 줄다리기도 조율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은 그저께(19일) 이후로 별로 변동된 것이 없는 상태"라며 "몇 차례 말씀드렸지만, 경찰국과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안과 지역상품권, 그 다음에 법인세, 이런 부분에서 진전이 없어서 '홀딩(잡혀 있다는 뜻)'되어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전날 저녁 양당 원내대표가 예산안 회동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주 원내대표는 "안 만났다. 어제 오후에 잠깐 만나고, 저녁에는 안 만났다"라고 답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새 제안을 가져오든가,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받아들일 게 아니라면 더는 만날 의미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오른쪽)과 장제원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민공감' 2차 공부 모임에서 악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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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조사 복귀에 대해서는 여당 내에서도 우호적인 반응이 많았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사실은 주 원내대표하고 오래 전부터 국정조사에 참여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모아왔다"라며 "(유가족들의) 말씀을 하나하나 빼놓지 않고, 저희들이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 데 깊이 참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 또한 기자들에게 "국정조사에 다시 들어가기로 한 국조특위 위원들의 결정을 굉장히 존중한다"라며 "민주당은 이 국조특위를 정쟁으로 끌고 가려 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그야말로 국민이 원하는 진상 규명을 위해서 능력을 발휘하셔서 잘 하실 거라고 기대하고 응원한다"라고 이야기했다.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및 국정조사특위위원 간담회에서 오열하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다만,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의 사전 교감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유가족과의 간담회 역시, 실제로 성사되기 전에 자체적으로 결정이 되어 있던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예산은 정부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지 않느냐?"라며 "일방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정조사는 정부와의 조율이 필수적인 예산안과는 맥락이 다르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반면, 친윤계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당초부터 이와 같은 형태의 흠집 내기 국정조사가 될 것을 예견했기 때문에 국정조사 안건에 대해서 반대했던 것"이라며 "원래 여야가 합의한 대로 예산을 좀 빨리 처리하고, 그 후에 국정조사를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곧 성탄이 다가오는데, 빨리 그 이전에 우리 국민들에게 예산안이 통과돼 내년 살림에 희망이 좀 생길 것이라고 하는 그런 메시지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예산안 통과를 통해서 '우리에게 희망이 생긴다'고 하는 기쁜 소식도 국민들에게 전해드려야 할 책임이 국회의원에게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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