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법제화, 또 국회 문턱 못 넘었다

문대찬 2022. 12. 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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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등을 담은 게임법 개정안이 법안소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0일 오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이상헌, 유정주, 유동수, 전용기(더불어민주당), 하태경(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확률형 아이템 관련 게임법 5건에 대한 병합 심사를 진행했으나 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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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 전경.   쿠키뉴스 DB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등을 담은 게임법 개정안이 법안소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0일 오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이상헌, 유정주, 유동수, 전용기(더불어민주당), 하태경(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확률형 아이템 관련 게임법 5건에 대한 병합 심사를 진행했으나 계류됐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여야 의원들은 게임법 개정안 통과에 대체로 긍정적이었으나 야당 간사인 김윤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신중론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자율규제가 잘 되고 있는데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라며 “해외 게임사에 대한 역차별 문제도 있어 명료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적 규제로 인한 국내 게임사의 불이익에 대해서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확률형 아이템은 국내 개발사의 주요 수익모델(BM)이다. 일종의 ‘뽑기’와 유사한 형태다. 유료 결제를 통해 구매한 확률형 아이템에선 게임사가 정한 확률표에 따라 일반 아이템 혹은 희귀 아이템이 등장한다.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선 적게는 수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의 돈을 들여야 한다. 상자에서 나온 아이템을 강화하거나 합성하는 과정에도 확률이 붙는 경우가 많아 사행성이 짙다는 비판을 오래 받아왔다. 급기야 지난해 초 일부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임의로 조작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이용자들의 분노가 촉발됐고, 법제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에 여야가 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 8월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표시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유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일부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구성 정보에 대한 정확한 공개와 컴플리트 가챠 상품 판매 금지를 명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용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의 개정안에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게임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하태경 의원(국민의힘)은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감시하는 ‘게임물이용자권익보호위원회’를 설치를 주장했다.

게임업계는 2015년부터 자체적으로 확률형 아이템 습득률과 합성률 등을 공시하는 자율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비판이 거세지자 규제를 더욱 강화했단 입장이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국내업체 준수율은 99.1%이며 해외 업체 준수율은 56.6%다. 

다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국게임학회는 20일 오전 “지난 7년여간 아이템 확률 정보를 게임사가 자율적으로 공개하는 노력이 시행돼 왔으나 유감스럽게도 이런 자율규제는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자율규제를 통해 주요 게임사에 어떠한 제재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자율규제를 통해 게임사가 공개한 확률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는 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상헌 의원은 20일 법안소위를 마친 이후 SNS를 통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는 다음 법안소위에서 최우선으로 재논의하는 것으로 정리됐다”면서 “합의 막바지에 법안 통과가 지연돼 너무 아쉽고 허망하다. 심지어 같은 당에서 반대가 있다니 더 당혹스러운 마음”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다음 법안소위마저 제자리걸음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이용자 권익 보호가 기약 없는 기다림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는 다음 법안소위에서 최우선으로 재논의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내년 1월 중 개최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미정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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