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에 탄산수·음료 탄 하이볼, 간 손상 위험

민태원 2022. 12. 2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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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간 건강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결국 마신 술의 알코올은 모두 흡수되기 때문에 간에 손상을 주는 것은 똑같다.

또 기름진 안주의 경우 술로 인한 지방간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생선이나 콩류 같은 단백질류와 과일, 야채 등을 주로 섭취하고 알코올로 인해 체내 흡수가 떨어질 수 있는 비타민, 미네랄 등을 안주로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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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량, 많이 마실수록 늘지만 그만큼 간 손상 적신호
숙취해소제, 숙취 유발 아세트알데히드 농도 낮추진 못해

연말연시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간 건강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술과 관련한 잘못된 상식이나 오해 몇가지를 알아본다.

#주량, 마실수록 늘지만 간 손상 빨간불
술은 많이 마실수록 주량이 늘어나지만 이와 함께 간 손상은 몇 배로 커진다. 술을 잘 마신다는 개념은 숙취가 덜하다는 것이고, 이는 숙취를 유발하는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몸에서 잘 분해한다는 것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김정희 교수는 21일 “만성 음주자의 경우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 효소 외에 비대해진 ‘시토크롬’ 같은 다른 효소들이 가동되는데, 평소보다 그 작용을 늘려 알코올 분해를 돕는다. 하지만 이 효소들은 알코올을 분해하며 동시에 간 손상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만든다. 때문에 주량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간이 손상되고 있다는 건강의 적신호”라고 지적했다.

과음을 즐기는 사람 중에는 술자리 기억을 잃는 경우가 많다. 흔히 필름 끊긴다고 표현하는 블랙아웃은 알코올 농도가 빠르게 높은 수준에 도달하거나 공복에 술을 마실 때 주로 나타난다. 블랙아웃은 술로 인해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회로가 술로 인해 차단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희석주, 흡수 빨라 간 손상 ↑
최근 위스키에 탄산수나 음료를 넣고 희석한 하이볼을 즐기는 이들이 있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도 술자리 단골 메뉴다. 희석주와 폭탄주의 공통점은 알코올 농도가 10~15%라는 것인데, 이는 인체에서 알코올이 가장 빨리 흡수되는 농도다. 이런 술은 과음을 유도하고 혈중 알코올 농도를 빠르게 증가시켜 심한 숙취를 일으키며 무엇보다 간 손상 위험이 커진다.

술은 흡수한 알코올의 절대적인 양이 중요하다. 조금씩 자주 먹든, 한 번에 많이 먹든 절대적 양에 의한 알코올성 간질환의 위험성은 똑같이 커진다. 다만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는 단위 시간당 분해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고 해독할 2~3일의 시간 간격이 필요하다.

#숙취해소제 효과 있을까?
숙취 해소 기능은 알코올 분해과정에서 발생하는 숙취 유발 요인인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를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시중에서 숙취해소제나 숙취해소 음료로 알고 구입하는 제품 대부분은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를 낮추기 보다는 위장관 내 알코올 흡수를 억제하고 알코올 대사를 촉진해 체내 흡수되는 시간당 알코올 농도를 낮추는 것들이다.
대부분 생약 성분으로 구성됐고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으로 개발된 것은 아니다. 숙취해소제나 숙취해소 음료의 성분이 알코올로 인한 직접적인 위장 점막 손상 등을 방지한다는 보고는 있고, 또한 술 마신 후 포도당과 수분 부족으로 생기는 피로감 두통 근육통 등에 도움을 줄 수는 있다.

술자리에서 물을 많이 마시면 숙취에 도움된다. 김 교수는 “과음할 경우 알코올 분해에 수분을 이용하고 이뇨 작용이 활발해져 체내 수분이 부족해진다”며 “이로 인해 탈수, 대사성 산증 등으로 숙취가 더 오래가기 때문에 물이나 이온 음료로 수분 및 전해질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안주를 먹으면 위장에서 알코올이 흡수되는 속도를 느리게 해서 서서히 취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결국 마신 술의 알코올은 모두 흡수되기 때문에 간에 손상을 주는 것은 똑같다. 또 기름진 안주의 경우 술로 인한 지방간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생선이나 콩류 같은 단백질류와 과일, 야채 등을 주로 섭취하고 알코올로 인해 체내 흡수가 떨어질 수 있는 비타민, 미네랄 등을 안주로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꿀물 같은 당류의 경우 알코올로 인한 저혈당 및 대사 이상 예방에 도움된다.

#여성, 적은 양으로도 간질환 위험
위험 음주, 즉 알코올성 간질환이 생길 수 있는 주량은 1주일에 남성의 경우 소주 3분의 2병, 여성의 경우 소주 반병이다. 여성은 간의 크기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알코올 분해 효소가 남성보다 적기 때문에 적은 양의 술로도 알코올성 간질환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간질환이 있는 경우는 한 잔의 술도 질환을 진행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

김 교수는 “심한 알코올성 간염의 경우 적응증이 된다면 스테로이드 치료로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지만,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고 지속적인 악화를 보이는 심한 간염, 간경변의 경우 간 이식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알코올성 지방간이나 간염,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 한 잔의 술도 마시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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