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조용병 용퇴, 존경"…금융당국, 인사교체 연일 '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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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사 수장들이 대거 교체되는 시기에 금융당국이 연일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가 민간 중심의 자율적 인사를 강조하면서도 사실상 민간금융사의 인사에 방향을 설정하는 모습이라 관치금융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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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회장 압박
민간중심 자율인사 강조하면서
사실상 관치금융 논란 확대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주요 금융사 수장들이 대거 교체되는 시기에 금융당국이 연일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가 민간 중심의 자율적 인사를 강조하면서도 사실상 민간금융사의 인사에 방향을 설정하는 모습이라 관치금융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초 3연임 도전을 자진 포기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에 대해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보면서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임기종료를 앞두고 버티고 있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복현 금감원장, 연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압박
이 원장은 2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퇴직연금 관련 간담회를 가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 회장은) 역대 최대 성과를 거둔 신한지주의 성과에 대한 공과 외적 팽창 과정에서 초래된 라임사태 등 소비자 보호 실패에 대한 과에 대한 종합적인 자평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양보했다"고 밝혔다. 또 "양보로 인해 새로운 회장이 선임됐고 신한에서 다음 세대를 이끌 최고경영자 군을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건강한 견제와 균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전날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것에 대해서 "최고경영자(CEO)인 손 회장에 라임펀드 책임이 명확하게 있다"며 "금융위 논의를 거쳐서 내린 의사결정이며 이게 정부의 뜻"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손 회장은 금융당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검토하는 중이다. 손 회장은 2019년에 1년간 우리금융지주가 재출범하며 행장과 회장을 겸직하다가 2020년 3월부터 우리금융지주 회장만 맡아왔다. 내년 연임 도전을 위해선 행정소송이 필수적이다. 금융위 중징계 결정 후 90일 이내에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승소하면 연임 자격에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연일 손 회장을 압박하자 연임 도전 자체가 상당히 부담스러워졌다는 게 우리은행 안팎의 목소리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뜻'이라는 단어까지 쓴 건 지침을 내린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 16일 회의에서 금융당국의 제재와 관련한 손 회장의 거취 등을 논의하지 않고, 내년 1월에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은보 전 금융위원장,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
한편 김 위원장은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에 지난 20일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포함돼 있다"며 "(기업은행장 임명은) 금융위 제청이기 때문에 복수 후보자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1월2일까지여서, 2주가 채 남지 않았다.
금융위원장이 정은보 전 금감원장을 공식적으로 언급함에 따라 더 유력해졌다는 게 금융권 평가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금감원장을 지냈지만 정권이 바뀐 직후 바로 금감원장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현 이복현 금감원장이 제때 취임할 수 있었다는 게 정치권 평가"라며 "여당에서도 정은보 전 금감원장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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