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아동성추행이 방송에?…선 넘고, 침묵하는 예능에 폭발한 시청자들

‘결혼지옥’, 새아빠의 딸 향한 과도한 신체접촉 고스란히 담아 논란
성인-미성년자 간 연애-임신 다룬 ‘고딩엄빠2’ 향한 비난도 이어져

그간 자극적인 사연으로 화제성을 높이고, 찜찜함을 남기는 어설픈 갈등 봉합으로 시청자들의 불만을 야기하던 부부 상담 예능프로그램이 결국 선을 넘었다. 아동성추행을 방불케 하는 행동을 고스란히 방송에 담고, 이를 제대로 지적하지 않으면서 ‘프로그램 폐지’ 요구까지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7살 딸 양육 문제로 갈등하는 재혼 가정의 사연이 소개된 가운데, 새아빠의 딸에 대한 과도한 신체접촉이 포착돼 논란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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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서는 새아빠가 누워서 아이를 껴안은 채 간지럼을 태우는가 하면, ‘주사 놀이’라며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찌르는 장면이 담겼다. 특히 아이가 여러 차례 “하지 말라”고 말했으나, 아빠가 아이를 껴안은 채 놀이를 이어가기도 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해당 장면에 대해 “아동성추행이 아니냐”라며 크게 분노했다. 민감한 부위를 장난으로 만지는 것은 물론, 아이가 명백히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접촉을 이어가는 것은 ‘성추행’과 마찬가지라는 것. 이 장면을 방송에 그대로 내보낸 제작진은 물론, 이를 강하게 지적하지 않은 오은영 박사를 향한 비난도 쏟아졌다.

물론 이 방송에서 오 박사는 “엉덩이는 친부라고 해도 조심해야 하는 부위다. 새아빠인 경우는 더 조심해야 한다. 하면 안 된다”고 짚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후 “남편이 가엾다. 너무 외로운 사람”이라며 남편을 감싸는 등 결국에는 ‘갈등 봉합’이라는 훈훈한 결말로 전개가 귀결되면서 문제적 행동에 대한 경각심을 제대로 심어주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현재 시청자들이 MBC 시청자 소통센터 게시판을 찾아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으나, 제작진은 이에 대한 어떠한 의견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장면을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은근슬쩍 삭제하면서 논란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청자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결혼지옥’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MBN ‘고딩엄빠2’에서는 미성년자, 성인 간의 연애, 임신 사연이 방송되며 비난에 휩싸인 바 있다. 10대에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된 이들의 일상을 통해 편견의 시선을 거두고,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보는 이 프로그램에서 최근 성인 남성과 미성년자 여성 간의 교제 및 임신 사연을 연이어 방송하며 비난을 받은 것이다.

물론 법적으로 따지면 만 16세 이상인 경우, 법적으로 따진다면 성인과 미성년자 간 관계가 쌍방 합의일 때는 처벌을 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그루밍 성범죄 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딩엄빠2’의 사연이 자칫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듯 자극적 사연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건들을 경각심 없이 다루는 프로그램들에 시청자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도달했다. 문제적 장면을 방송에 고스란히 담고, 또 이를 제대로 지적하지 않아 심각성을 약화시키고, 시청자들의 분노에도 입을 닫는 제작진, 출연자, 방송사까지. 시청자들은 선을 넘고, 침묵하는 이들을 향해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분노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