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간다" vs. "집콕"…희비 엇갈린 'MZ 연말'

장세희 2022. 12. 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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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맞는 거리두기 없는 연말에 MZ(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세대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학생 최민영씨(23)는 "6개월 전 반려견 동반 가능한 펜션을 예약했다"며 "하루 숙박비가 20만원이지만, 연말이니까 큰마음 먹고 지출을 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연말연시가 돌아오면서 자영업자들은 연말특수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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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금 모아 미국 뉴욕으로
2030 호텔 빌려 파티
투자 쪽박·경력 단절 여성 '조용한 연말'
연말과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졌다. 주말을 앞둔 9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크리스마스 장식 소품들을 구경하고 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3년 만에 맞는 거리두기 없는 연말에 MZ(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세대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모아둔 목돈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경제적 어려움으로 외출 대신 집에 머무르기를 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1일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 플랫폼 회사에 다니는 정모씨(33)는 "2년간 상여금으로 받은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뒀다"며 "12월 마지막 주에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으로 10일간 여행을 간다"고 밝혔다. 이윤희씨(28)는 "한 달 전 미리 미국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끊었다"면서 "3년 만의 해외여행을 위해 연차를 아껴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호텔을 빌려 파티를 계획하는 2030도 있다. 정문영씨(33)는 "대학교 동기들끼리 연말 파티를 열기 위해 서울 송파구 잠실 소재의 한 호텔을 예약했다"며 "최근 이태원 참사가 있었던 것도 신경 쓰이고 실내에서 맛있는 음식을 시켜 먹고 노는 것이 더욱 마음이 편하다"고 전했다. 대학생 최민영씨(23)는 "6개월 전 반려견 동반 가능한 펜션을 예약했다"며 "하루 숙박비가 20만원이지만, 연말이니까 큰마음 먹고 지출을 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반면 투자로 돈을 잃거나 경력 단절로 수입이 없는 사람들은 울상이다.

직장인 오준석씨(34)는 "주식에 차 한 대 값을 투자했는데 모두 날렸다"며 "결혼 준비도 해야 하는데 물가가 많이 올라서 괴롭다"고 토로했다. 고물가, 투자 실패, 금리 인상으로 생활 자체가 힘들어졌다며 하소연했다. 그는 "연말 파티는 물 건너갔고, 외식비도 아끼려고 회사 구내식당에서 삼시세끼 밥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출산휴가에 들어간 배모씨(28)는 "최근 출산으로 휴직한 상태라 경제적 수입이 0원"이라며 "매년 연말에는 해외 여행이나 국내 펜션이라도 꼭 갔는데 이번에는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서 먹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전체 대출 이자도 6개월 만에 28만원에서 41만원으로 급격히 올라 부담이 더욱 커졌다"면서 "외식도 일주일에 2번에서 1번으로 줄였다"고 덧붙였다.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연말연시가 돌아오면서 자영업자들은 연말특수 기대감을 내비쳤다.

서울 성동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48)는 "평소에 사람이 많지 않았던 월요일과 화요일에도 8명 이상 단체 손님 예약이 늘었다"며 "이전 적자를 만회하려고 휴무도 없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숙박업체를 운영하는 이모씨(42)는 "24일부터 31일까지 예약이 모두 꽉 찬 상태"라며 "연말에는 숙박객들에게 팝콘과 음료 등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배달 전문 막창집을 운영하는 심현철(47)씨는 "최근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연말 배달 음식 주문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면서 "올해 연말에는 매출이 크게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제 상황이 전체적으로 안 좋다 보니 연말 소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고물가,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대부분은 가계에 위협을 느끼기 때문에 생존의 차원에서 절약하면서 연말연시를 보내는 방법을 계획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연초에 추가 물가 인상이 이어지면 생활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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