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21일 바이든 만난다...개전 후 첫 방미(종합)

워싱턴서 바이든과 면담
美의회 연설도 예정돼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월 러시아와의 개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다. 이번 방문에서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한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비롯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군사 원조 공약이 발표될지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CNN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다. 지난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로도 첫 미국 방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미 의회에서 열리는 하원 회의에도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수요일 저녁 세션에 직접 참석해달라"면서 "민주주의에 특별히 초점을 맞춘 회의에 자리해달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초당적인 군사적 지원을 지속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개전 이후 현재까지 200억달러 규모의 군사적 지원을 해왔지만,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는 내년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민주당과 공화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440억달러)이 포함된 1조7000억달러(약 2183조원) 규모의 2023회계연도 예산안에 합의했다.

이번 방미 일정의 세부 사항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미 의회 경찰이 21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를 위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악시오스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CNN도 보안 등의 문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주도의 합동원정군(JEF) 소속 국가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UPI연합뉴스]

외신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방미 기간 미국 정부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 지원 계획이 발표될지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군사 지원 방안이 발표될 수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망했다. AP통신은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을 포함한 새로운 군사 지원안 규모가 18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미 주요 언론들은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지금까지 원조한 무기 중 가장 첨단인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을 지원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패트리어트 시스템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바이든 대통령의 최종 서명을 거쳐 승인이 완료되는 대로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로 보내질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지난 10월부터 미사일과 이란산 자폭 드론으로 자국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집중 공격을 계속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 장거리 방공 시스템을 미국에 요청해왔다. 패트리어트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 첨단 항공기, 순항 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지대공 미사일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같은 날 내년 군 목표 수립 등을 위한 국방부 회의를 주재한다. 외신들은 벨라루스군의 참전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어,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양 정상 간 면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도 오갈 것으로 관측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