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은 새 부대에' 신한금융 자회사도 세대교체 가동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진옥동 차기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내정자와 호흡을 맞출 신한은행·신한카드 등 주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에 60년대 중·후반 출생의 인사들이 전격 기용됐다. 예상을 깬 조용병 회장의 퇴진과 진 내정자의 발탁으로 촉발된 신한금융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전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 및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CEO 추천 및 지주사 조직개편,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연말 기존 CEO의 임기가 만료되는 10개 자회사 중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신한자산신탁 등 4개 자회사에선 새 CEO가 내정됐다.
이번 신한금융 자회사 CEO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세대교체'다. 출생연도가 1966년~1968년으로 만 54~56세에 해당하는 인사들이 1960년대 초반생 인사들을 제치고 주력 계열사의 CEO로 전진 배치됐다. 1961년생인 진 내정자가 신한은행장에서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영전한 만큼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의 주축인 신한은행엔 '영업통'인 한용구(56) 영업그룹장(부행장)이 내정됐다. 1966년생인 한 내정자는 청주고, 성균관대를 거쳐 1991년 신한은행에 입행했고 퇴직연금사업부장, 지주 원(ONE)신한전략팀 본부장, 신한투자증권 경영지원그룹장(부사장), 신한은행 영업그룹장(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진 내정자가 조용병 회장의 3연임이란 당초 예측을 깨고 차기 대표이사 회장에 추천됐듯, 이번 인사 역시 세간의 예상과 달랐다는 것이 업권 평가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은행장으로 내정된 한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당초 후보군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 중 가장 젊은 편"이라면서 "대표이사 회장 선임 과정에서 적용된 세대교체 흐름이 반영된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업계 최장수 CEO인 임영진(62) 신한카드 사장의 후임으론 1968년생인 문동권(54) 경영기획그룹장(부사장)이 내정됐다. 문 내정자는 연세대를 졸업한 후 LG할부금융에 입사했다. 이후론 옛 LG카드로 자리를 옮겼고 신한카드 출범 후엔 경영관리팀장, 전략기획팀 부장, 기획본부장, 경영기획그룹 상무 등을 역임했다. 문 내정자는 최종 선임 시엔 2009년 통합 신한카드 출범 이후 최초의 내부 출신 CEO가 될 전망이다.
신한라이프, 신한자산신탁에도 이영종(56) 퇴직연금사업그룹장(부사장), 이승수(55) 전략신사업 총괄 부사장이 각각 차기 CEO로 내정돼 세대교체 흐름을 이어갔다. 이외 신한캐피탈, 신한자산운용, 신한저축은행, 신한AI, 신한벤처투자에선 기존 CEO가 유임됐으며 신한투자증권에선 올해 3월 영입된 김상태 사장(57)이 단독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게 됐다. 신한금융 측은 이번 인사 폭에 대해 "지난해 제주은행, 신한아이타스, 신한DS 등 중소형사 위주로 일부 CEO가 교체됐고, 올해엔 핵심 자회사인 은행, 카드, 증권, 라이프 CEO가 바뀌면서 그룹 전체 변화의 폭이 다소 커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신임 회장 후보 추천에 따라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신한금융지주도 조직개편 및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재무성과 관리를 전담했던 경영관리부문을 해체하고 지주-자회사 겸직체체로 운영돼 온 자산관리(WM), 퇴직연금, GMS 사업그룹장의 겸직을 해제하는 한편 ▲그룹원신한부문 ▲그룹신사업부문을 신설한 것이 골자다. 후속 인사는 그룹 전략 지속가능경영부문장을 맡았던 고석현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정동기 GMS사업그룹장(부사장)은 신설될 그룹신사업부문장으로 이동한다. 이외 대부분의 경영진은 연임이 결정됐다. 관심을 모았던 부회장직은 신설되지 않았다.
신한지주 이사회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조 회장과 진 내정자가 충분히 상의한 결과로 안다"면서 "새로 선임된 CEO와 경영진들이 그룹의 경영 리더로서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장 불확실성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강한 추진력과 실행력을 발휘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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