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전부 죽일 양"…중독성 헤로인 50배 펜타닐 압수
미국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과다 복용에 따른 사망자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모든 미국인이 복용하고도 남을 양의 펜타닐을 압수했다고 20일(현지시각) 밝혔다.
미국 마약단속국(DEA)은 올해 펜타닐 알약 5060만정과 펜타닐 가루 1만lb(파운드) 등 3억7900만회분을 압수했다.
앤 밀그램 마약단속국장은 "미국 인구(3억3200만명) 전체를 죽일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DEA가 '미국이 직면한 가장 치명적인 마약'으로 규정한 펜타닐은 인공으로 만든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로 헤로인보다 50배 더 중독성이 강하며 연필의 뾰족한 부분에 올릴 정도의 양인 2mg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불법 펜타닐은 이제 18∼49세 미국인의 사망 원인 1위다.
지난해 10만7622명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졌는데 이 가운데 3분의 2가 펜타닐이 원인이었고, 펜타닐로 사망한 미국인은 2019년 대비 94%나 증가해 교통사고나 총기 폭력, 자살로 숨진 이들보다 많았다.
DEA는 멕시코의 마약 범죄 조직인 시날로아와 CJNG 카르텔이 미국에 유통되는 펜타닐의 주요 공급자라고 판단해 이들 조직 소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DEA에 따르면 이 두 조직은 멕시코의 비밀 공장에서 중국으로부터 조달한 화학약품을 이용해 펜타닐을 대량 생산해 밀거래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정식으로 처방을 받은 약과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펜타닐을 함유한 알약을 만들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유통하고 있다.
지난달 DEA 실험 결과 이 같은 위조 알약 10개 중 6개가 치사량의 펜타닐을 함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당국은 멕시코와 남부 국경을 통해 건너오는 불법 펜타닐을 막으려고 하지만 전체 유통량의 5∼10%만 차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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