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진짜 사장님 차는 이런 것"... BMW 뉴7시리즈 740i
뒷좌석 '몰빵'… 쇼퍼드리븐카의 최정점
2열 편해질수록 어려워지는 운전, 다소 아쉬워
내 차는 곧 나다. 뒷좌석에 탈 사장님보다 운전자 편의에 초점을 맞춘 대형세단이 많아진 이유다. 혼자 탈 차량이라 하더라도 요즘 소비자들은 고려하는 가격대에서 최대한 고급스럽고 큰 차를 사려는 성향이 짙어졌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한들 모름지기 대형세단의 가치에서 뒷좌석을 빼놓고 논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소중한 사람을 뒷좌석에 태워야하는 누군가에게 운전자의 편의성만 강조한 차는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뒷좌석의 편안함을 극대화한 대형세단의 시장 가치가 충분한 이유다.
신형 BMW 7시리즈는 '사장님 차=대형 세단'이라는 공식이 왜 생겼는가를 다시 한 번 되짚는다. 7년만에 풀체인지된 BMW 뉴7시리즈의 가솔린 모델 740i sDrive를 시승해봤다.
지난 1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BMW 740i를 만나봤다. 인천 영종도에서 출발해 파주에 위치한 카페를 찍고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180여km의 코스였다. 기자는 파주로 갈때는 운전석에, 인천으로 돌아올때는 '사장님 자리(2열)'에 탑승했다.
양탄자 타고 비단길 달리는 줄… 압도적 주행감
"내가 졌다." 차를 마주하자마자 압도당하기는 또 처음이다. 7년만의 풀체인지로 돌아온 BMW 뉴7시리즈는 잔뜩 성이 난 멧돼지같은 인상을 하고는 '어디 몰아볼 테면 몰아봐' 하는 듯한 자신감을 잔뜩 뿜어냈다.
전체적으로 큼지막해진 키드니그릴은 단번에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4시리즈 키드니그릴이 세로로 길어졌다면, 7시리즈의 키드니그릴은 가로 세로가 모두 커지면서 비율적인 안정감을 높였다. 커진 그릴 크기 만큼이나 BMW의 아이덴티티 역시 뚜렷해졌다.
커다란 키드니그릴에서 시선을 옮기자 수평으로 곧게 뻗어 반짝이는 헤드램프가 눈에 들어왔다. 너무 반짝거려서 마치 보석을 박아놓은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진짜 보석업체와 협업한 거였다. 740i의 크리스탈 라이트는 헤드램프기업 zkw가 스와로브스키, bmw와 개발한 조명시스템이다.
크리스털 라이트 아래 위치한 헤드램프가 안쪽으로 숨어있는 형태를 하고 있는데, 덕분에 영롱한 크리스털 라이트에 시선이 더 집중됐다. 크리스털 라이트의 반짝거림이 다소 험악할 수 있는 멧돼지 인상을 적절한 고급스러움으로 상쇄시켜준다.
전면부가 그릴과 크리스털 라이트로 화려함을 키워준다면, 옆면과 뒷면은 심플하고 군더더기없이 큰 차체를 부각시키는데 집중했다. 집중해야할 곳(전면부)을 정확히 설정해 외관 이곳 저곳에 시선이 뺏길 일을 최소화했다.
운전석에 착석하고 나면 외관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실외에선 군더더기 없는 묵직함이 느껴졌다면, 인테리어는 그야말로 최첨단 기술로 중무장한 고급스러움을 잔뜩 뽐냈다.
차에 올라탈때부터 7시리즈의 최첨단 기술은 소위 '대접받는 느낌'을 극대화시켰다. 빼곡히 주차된 주차장에서 손잡이 버튼을 누르자 옆차에 닿지 않을 정도까지만 문이 열렸다. 7시리즈는 손잡이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차 문이 알아서 열고 닫히는 '오토매틱 도어' 기능이 최초로 탑재됐는데, 차 문이 알아서 열림은 물론 차량 옆의 장애물을 인식해 오픈 범위도 스스로 조절한다. 문콕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누르기만 하면 알아서 열리는 문에 놀란 마음도 잠시, 닫을때는 더 충격적이었다. 시동이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 브레이크만 밟아도 문이 닫혔다. 핸들 왼쪽에 위치한 도어 버튼을 눌러도 닫을 수 있다. 다만, 모든 좌석에 버튼식 도어가 적용된 탓에 의식적으로 손잡이를 찾는 탑승자들에겐 매번 설명이 필요할 수 있다.
도로위에서 느낀 주행감은 '황홀함'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말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페달을 밟자 마치 양탄자를 타고 비단길을 나는 듯한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기본 탑재된 인테그랄 액티브 서스펜션은 안정적이면서 고속 주행시에도 흔들림 없는 주행감을 즉각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과 고속 코너링에도 바로 제자리를 찾아냈다.
안전을 위한 기술도 대거 탑재됐다. 특히 계기판에 표시되는 '증강현실' 기능은 센서를 통해 앞차와의 간격과 차로 유지 현황을 보여준다. 그래픽이 조잡하지 않고, 운전시 보이는 시야가 화면에 그대로 담겨있어 직관적이다. 과장을 좀 보태면 계기판만 보고 주행해도 될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
'퍼스트클래스'로 모십니다… 진정한 휴식은 2열에서
하지만, 7시리즈의 하이라이트는 앞좌석이 아니다. 외관도 아니다. 경유지를 지나 인천으로 돌아오는 길, 뒷좌석에 앉아보고 나서야 '진짜 사장님 차는 이런 것이구나'를 몸소 알게됐다. 7시리즈에 앉은 사장님은 온 몸은 편하고, 심심할 틈도 없다.
2열에 앉으면 널찍한 내부가 한눈에 담기는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천장에서 내려오는 대형 스크린이다. 손잡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씨어터 모드(Theatre Mode)'를 누르자 천장에서 스크린이 내려오고, 2열과 후면의 선블라인드(햇빛가리개)가 자동으로 펼쳐졌다. 버튼 하나로 순식간에 '달리는 영화관'이 완성됐다.
첫 화면에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가정에서 대부분 이용하는 스마트TV가 차량에 탑재됐다고 보면 된다.
스크린은 2열 손잡이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터치커맨드'를 통해 조작할 수 있다. 휴대폰 화면 크기의 터치커맨드에는 천장에 붙어있는 스크린을 펴고 접는 것 뿐 아니라 스크린의 각도와 화면 밝기, 소리 등 모든 것을 조절할 수 있다.
영화관도 그냥 영화관이 아니다. 시트는 섬세한 리클라이닝 기능을 탑재해 마치 '리클라이너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듯한 컨디션을 만들어준다. 항공기의 퍼스트클래스에 탑승한 듯한 느낌이다. 손잡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시트를 최대로 젖히자 조수석 시트가 앞으로 당겨지면서 누울 수 있는 수준의 널찍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다만, 2열이 편해질 수록 운전자의 불편함이 커지는 것은 다소 아쉬운 요소다. 대형 스크린이 천장에서 내려오는 방식인 탓에 스크린을 펴면 룸미러가 가려져 운전자는 후면 유리를 볼 수 없게 된다.
또 리클라이닝 시트를 모두 펼칠 경우 반으로 접힌 조수석의 헤드레스트에 우측 사이드미러가 가려진다. 운전자가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2열의 모든 기능을 백프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사장님 차'로 활용할 경우 베테랑 운전기사가 핸들을 잡는 점을 고려한다면 큰 흠이라고 보긴 힘들 수도 있겠다.
시승 모델인 740i sDrive의 주요 제원은 다음과 같다. ▲가격 1억7300만원부터 ▲전장×전폭×전고 : 5390×1950×1545mm ▲휠베이스 3215mm ▲엔진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3.0ℓ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5.1kg·m
▲타깃
- 벤츠 S클래스가 너무 뻔하게 느껴진다면
- 도로 위 존재감 중요한 당신
▲주의할 점
- 뒷좌석이 편해질수록 운전자는 위험해진다
- 오너드리븐(직접 운전할 차)을 고려한다면 동일한 가격대에 많은 선택지가 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예비며느리는 왕따 가해자였다" 시댁에 동창 과거 폭로한 30대女의 최후
- 누군가를 향한 김만배의 최후통첩 "검찰 압박에 허위진술 하든지 사라지든지"
- "사귀지 말고 키스만 하자"…'입 친구' 찾아다니는 중국 젊은이들
- "히샤를리송, 내 얼굴 지워라"…4200만원 보낸 네이마르
- 삼성, 'BMW 뉴 i7' 국내 1호차 등 10대 인도받아
- 국민의힘, '특별감찰관 추천' 당론 추진…'김건희 특검법'은 재의요구 건의
- 한동훈, 당원게시판 논란에 첫 입장…"분열 조장할 필요 없다"
- 김혜경 벌금 150만원 선고…"범행 부인하고 책임 전가"
- ‘민희진 플랜’대로 흘러가나…뉴진스, 어도어에 내용증명 초강수 [D:이슈]
- ‘불공정위원회’ 이기흥 회장, 직무정지 카드 받고도 승인...정몽규 회장도 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