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수첩]가상자산 하락에 다시 주목받는 金
지난 14일(현지 시각) 올해의 마지막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발표됐다. 예상대로 기준금리는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50bp(1bp=0.01%포인트) 인상돼 4.25~4.5%가 됐지만 제롬 파월 Fed 의장의 통화정책 성명서와 향후 기준금리 점도표는 예상 밖으로 모두 매파적으로 발표됐다.
점도표상의 2023년 기준금리 중앙값은 5.1%에 달했으며 이에 따라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75bp 이상 추가 인상 한다는 예상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매우 매파적인 금리전망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날 기준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2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0.05bp 내린 연 4.2178%로 마감됐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장이 더 이상 Fed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결국 인플레이션은 앞으로 내려갈 것이고 금리를 점도표 예상처럼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루 전에 발표된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만에 최소폭으로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CPI는 전년동월대비 6.0%, 전월대비 0.2% 상승했다. 이는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이다. 또한, 근원물가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항목으로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주거비의 경우 현재 미국 부동산가격지표들이 급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에는 주거비 또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하방경직성이 강한 서비스 물가 또한 최근 고용시장이 악화되고 있는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는 만큼 임금상승 모멘텀 또한 시간이 갈수록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러한 향후 금리전망에 따라 달러 강세는 잦아드는 한편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금(金) 투자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고 향후 금리 인하가 가시화된다면 경기 침체상황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얼마전까지 금을 대체하는 안전자산으로 주목을 받았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내림세도 금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보고서를 통해 변동성이 큰 시기에 안정적인 상품으로 수요가 쏠리면서 내년 금 가격은 온스당 2250달러까지 30%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들은 올해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300% 늘어난 약 400t에 달하는 금을 매입했으며 향후 1년간 금 보유량을 늘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금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 펀드와 같은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방법 외에도 골드바와 같은 금 실물을 구입하거나 은행에서 금 통장을 개설해 골드뱅킹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국내 증권사에서 개설할 수 있는 주식거래 계좌를 통해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KRX 금을 매수하는 방법도 있다.
금에 투자할 때는 몇 가지 유의사항이 있는데 국내 금 가격의 경우 국제 금 가격 이외에 원·달러 환율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만약 국제 금 가격이 상승해도 원·달러 환율이 더 크게 하락한다면 투자 손실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금 실물이 아닌 국제 금 선물에 투자하는 ETF를 고려해 볼 수 있는데 환 헤지를 통해 환율변동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매매차익에 대해 15.4% 배당소득세를 부담해야 하는 단점이 있고 최근 미국 정부가 내년부터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도 금액의 10%를 부과하는 공개거래파트너쉽(PTP) 규제를 시사하면서 해외 원자재 ETF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그래서, 대안으로 금 실물 또는 금 선물에 투자하는 대신 금 관련 산업재와 광산기업에 투자하는 주식 또는 투자상품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유에 따른 이자 또는 배당소득이 없는 금 실물과 달리 금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면 배당을 받을 수 있고 향후 금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 또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재민 신한 PWM대구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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