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250년간 노예제 공식 사과… 유럽국 중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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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정부를 대표해 17~19세기 250년간의 노예 제도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그러나 과거사 해결을 촉구해온 단체들은 총리가 아닌 빌렘-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이 사과해야 하며 노예 제도 종식 150주년이 되는 내년 7월 1일 과거 식민지였던 수리남에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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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9세기 노예 60만 수리남 등 보내
수리남 측 “책임과 의무 빠져” 비판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정부를 대표해 17~19세기 250년간의 노예 제도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유럽권 국가 가운데 노예제에 사과한 것은 네덜란드가 처음이다.
뤼터 총리는 이날 헤이그 국가기록관에서 한 공식 연설에서 “네덜란드 정부 아래서 인간의 존엄성은 수 세기 동안 가능한 가장 끔찍한 방식으로 침해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과거 우리의 노예 제도가 계속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인정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노예였던 이들과 그들의 후손에게 네덜란드 정부를 대표해 사과를 전한다”고 말했다.
뤼터 총리의 이번 연설은 네덜란드 정부 차원에서 나온 첫 공식 입장 표명이다. 지금까지는 암스테르담·로테르담·위트레흐트·헤이그의 시장 및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 등만이 개별적으로 사과했다.
네덜란드는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약 250년간 ‘황금시대’를 누리며 아프리카 노예 60만명을 수리남과 퀴라소 등의 식민지로 보냈다. 역사학자들은 ‘황금기’로 불리는 1770년대에는 노예제도가 네덜란드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차지했다고 본다.
뤼터 총리는 “남녀는 물론 어린이까지 네덜란드령이던 남미의 수리남 등으로 강제 이송됐다”며 “부끄러운 역사”라고 시인했다. 또 노예 제도는 “인류에 대한 범죄”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연설 현장에는 노예제 피해자 후손들도 초청됐다. 20분간 진행된 총리 연설은 현지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뤼터 총리는 연설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노예제 피해자들의 후손에 대한 정부 차원의 배상금 지급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대신 노예제 유산 청산 및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 기금 2억 유로(약 2734억원)를 편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사 해결을 촉구해온 단체들은 총리가 아닌 빌렘-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이 사과해야 하며 노예 제도 종식 150주년이 되는 내년 7월 1일 과거 식민지였던 수리남에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네덜란드의 노예 제도는 1863년 7월 1일 공식적으로 폐지됐지만 수리남에서는 10년의 의무 이행 기간으로 인해 종식되기까지 10년이 더 걸렸다.
수리남 국가배상위원회 측은 이날 사과가 과거사 해결을 위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연설에서 ‘책임과 의무’에 관한 내용은 쏙 빠졌다”고 비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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