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업] ‘가상공학 플랫폼 구축사업’으로 소부장 기업에 디지털 전환 지원

2022. 12. 2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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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금속·섬유·세라믹전자·기계자동차·화학 등 5대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소부장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가상공학 플랫폼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기업체를 대상으로 디지털 시뮬레이션 장비를 시연하고 있는 한국화학연구원. [사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졌을 때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깁스(캐스트)는 통으로 만들었을 때 강도가 뛰어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움직이기도 씻기도 불편하다. 이를 보완한 그물 구조의 열린 깁스인 오픈캐스트가 출시됐지만, 강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료기기 제조기업 ‘오픈엠’은 통깁스를 대체하면서도 기존의 강도는 유지할 수 있는 신제품 오픈캐스트를 개발하기 위해 공공연구소인 한국화학연구원과 손을 잡았다. 캐스트 모양 변화에 따른 강도 변화를 수차례 실험하면서 최적의 형상을 찾아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오픈캐스트 금형을 직접 제작하거나 수정하진 않았다. 대신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데이터 기반으로 가상 설계 제작, 시험평가를 진행했다.

박종칠 오픈엠 대표는 “과거엔 구조를 설계하고 시제품을 제작·수정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게 들었다”며 “최근 디지털 시뮬레이션으로 보강재 최적화 작업을 하면서 불량률이 5%에서 3%로 떨어지고 제품 적용 인체 부위 역시 팔에서 무릎, 발 등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신제품 개발 비용은 기존보다 30%(연간 1억원가량), 개발 기간은 40%(5개월) 줄었다. 박 대표는 “가상공학 플랫폼을 지원받은 덕분에 제품 개발 중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이처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가상공학 플랫폼 구축사업’을 내년 300억원 규모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금속 ^섬유 ^세라믹전자 ^기계자동차 ^화학 등 5대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소부장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해 소부장 기업의 디지털 설계 해석 지원, 기술 컨설팅, 재직자 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에는 소재나 부품의 성능을 확인하고 개선하기 위해 ‘설계→시제품 제작→실험결과 확인’의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했지만, 가상공학 플랫폼을 활용하면 설계, 시제품 제작, 시험평가의 과정이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뤄진다.

특히 국내 영세한 소부장 기업들은 관련 장비·소프트웨어·전문 인력이 부족해 데이터 기반으로 시제품을 제작, 비용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가상공학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높다.

KIAT에 따르면 지금까지 오픈엠을 비롯해 총 316개 기업이 총 519회의 가상공학 플랫폼 지원을 받았다. 또한 2017년 시작 이래 지금까지 약 3500명이 소프트웨어 활용에 필요한 교육을 받았다.

2020년부터는 시뮬레이션 지원 외에도 금속, 화학, 섬유, 세라믹 분야 신소재 개발에 필요한 소재 데이터를 표준화해 인공지능(AI) 모델을 구축하는 프로그램도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핵심 신소재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축적해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한 원료 조성, 공정 변수, 소재 물성을 예측하는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 이를 통해 가상공간에서 소재를 설계, 개발, 생산해 전통적인 소재 개발 과정에서 수행돼온 반복실험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산업부와 KIAT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5년간 가상공학 플랫폼 추가 구축에 약 12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민병주 KIAT 원장은 “제품 수명주기가 짧아지고 개발 속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험 기반의 전통적 개발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데이터를 활용해 소재부품을 개발하는 디지털 방식은 소부장 기업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아껴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지원을 희망하는 기업은 산업별 공공연구소(한국재료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다이텍연구원, 한국세라믹기술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홈페이지에서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박지원 중앙일보M&P 기자 park.jiwon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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