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얼업’ 배인혁 “부딪히며 달리고 싶어요” [쿠키인터뷰]
좋아하던 과외 선생님과 재회한 로스쿨 학생, 더없이 완벽하지만 일찍 유명을 달리한 비운의 세자, 20세기를 살아가는 95학번 청춘에 이어 대학교 응원단의 듬직한 단장까지. 배우 배인혁은 올해 숨 가쁘게 달렸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열띤 활약을 펼쳤다. 올해 초 SBS ‘왜 오수재인가’를 시작으로 tvN ‘슈룹’, 영화 ‘동감’과 SBS ‘치얼업’ 등 네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13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인혁은 이 같은 필모그래피에 대해 “욕심 하나로 채워진 한 해”라고 자평했다.
배인혁은 ‘치얼업’에서 응원단장 박정우 역을 맡았다. 치어리딩과 로맨스 등 여러 모습을 보여줬다. 단장인 만큼 뛰어난 실력이 필요했다. ‘왜 오수재인가’를 촬영하던 지난해 12월부터 1대 1 레슨을 받으며 춤을 준비했다. 방송 두 달 전부터는 단체 연습에 돌입해 합을 맞췄다. 노력을 거쳐 무대 위에 서자 환호성에 전율을 느꼈단다. 준비 과정부터 촬영까지, ‘치얼업’과 함께한 순간은 그 자체로도 청춘드라마였다. 박정우의 무던한 감정선을 연기하는 건 고민의 연속이었다.
“정우는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아요. 표면적으로 사랑을 드러내지도 않아요. 정우를 연기한 저조차도 이해하기 힘든 순간이 많았죠. 솔직함이나 저돌적인 면 없이 너무도 성숙했으니까요. 정우가 마음속으로 해이(한지현)를 아무리 좋아해도 시청자에게 드러나지 않으면 소용없잖아요. 감독님과 여러 상의를 거치곤 했어요. 극 중 해이를 둘러싸고 정우와 선호(김현진)가 삼각구도를 이뤄서 시청자도 정우파와 선호파로 나뉘었어요. 이러다 선호파만 생길 것 같았는데, 다행히 후반으로 갈수록 정우의 진중한 매력을 좋게 봐주시더라고요.”
배인혁은 지난해 KBS2 월화드라마 ‘멀리서 보면 푸른 봄’과 tvN 수목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가 같은 시기 방영하며 일주일 내내 TV에 얼굴을 비췄다. 올해는 ‘치얼업’과 ‘슈룹’, ‘동감’이 동 시기 공개됐다. “내게 거부감을 느끼진 않을지 부담됐다”며 말을 잇던 그는 “‘동감’ 무대인사에서 저를 보러 온 팬들이 많았다. 생각지도 못했다. 드라마 화제성이 좋다고 느꼈다”며 웃었다.
2019년 데뷔해 3년 만에 주연으로 발돋움한 배인혁은 점차 배역 비중을 키워가고 있다. 선배들이 이끄는 이야기를 따라가던 전작들과 달리 ‘치얼업’에선 이야기 중심에 섰다. 짧은 출연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힘이 생겼다. ‘슈룹’에서 세자를 연기하며 극 초반 토대를 든든히 다졌다는 평을 받았다. 배인혁은 “분량이 적은 덕에 세자 캐릭터가 더 잘 드러난 것 같다”면서 “임팩트 있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뿌듯해했다. 필모그래피를 쌓을수록 착실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작품을 마칠 때마다 배움이 쌓여요. 고정관념은 깨지고 겁도 사라졌어요. ‘치얼업’에서 동료 배우들과 함께 극을 이끌며 많은 걸 배웠어요. 부담감을 떨치는 법을 깨우치고, 작품과 캐릭터에 집중하는 힘을 길렀어요. 선배님들이 에너지를 어떻게 쓰는지도 관찰했어요. 눈빛이나 기운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시잖아요.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서 열심히 방법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배인혁은 인터뷰에서 ‘욕심’이란 말을 줄곧 했다. 힘들 걸 알면서도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임했다. 배인혁은 “욕심 때문에 올해는 조금 무리했다. 내년에는 조금 더 똑똑하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중압감과 책임감을 느끼며 꾸준히 달려가는 게 목표다.
“욕심이 많아요. 달리고 싶은 마음도 크고요. 연차에 비해 너무 빨리 높은 위치로 올라섰어요. 그러다 보니 중간 과정이 빠진 것 같아 불안했죠. 차근차근 올라서는 분과 저처럼 갑자기 점프한 사람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잖아요. 지금은 그 중간을 채우는 과정이에요. 이번 해도 그런 마음으로 많은 것들에 부딪혔어요. 저는 늘 욕심나요. 갈증을 채우며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고 싶어요.”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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