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이 고개 숙였다? 돌발영상 삭제를 둘러싼 사실과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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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이 MBC에 이어 이번엔 'YTN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YTN이 '돌발영상'을 통해 지난 15일 진행된 국정과제점검회의가 사전에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는데, 대통령실과 여당은 비공개하기로 합의한 리허설 영상을 활용한 악의적 보도라며 총공세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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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호 기자]
▲ 19일 YTN은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가 사전 리허설 영상을 활용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
ⓒ YTN 갈무리 |
[기사 수정 및 보강 : 21일 오전 10시 30분]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이 MBC에 이어 이번엔 'YTN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YTN이 '돌발영상'을 통해 지난 15일 진행된 국정과제점검회의가 사전에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는데, 대통령실과 여당은 비공개하기로 합의한 리허설 영상을 활용한 악의적 보도라며 총공세를 펴고 있다.
YTN은 '돌발영상' 제작에 활용된 리허설 영상이 방송사들끼리 비보도를 약속한 영상이었다는 점에 유감을 표시하고 영상을 삭제 조치했다. 하지만 '돌발영상'이 악의적이라는 여권의 비난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YTN은 '돌발영상'의 내용에 오류나 문제가 있다고는 보지 않는 셈이다. 정부와 여당의 YTN 때리기에 대해 시민단체에선 '본질을 왜곡한 언론 탄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환하게 웃음짓고 있다. |
ⓒ 대통령실 제공 |
- 논란이 되는 YTN 보도는 무엇인가?
"지난 16일 보도된 '일부 국민과의 대화'라는 제목의 YTN '돌발영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패널 100명과 국정과제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는 방송사들이 생중계했는데 YTN 돌발영상에는 실제 회의 전 진행된 리허설 장면이 소개됐다.
실제 생중계된 내용을 보면 국민 패널들과 대통령이 리허설에서 연습한 대로 비슷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생중계로 진행된 국민 패널과의 질의응답이 사전에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된 것 아니냐는 게 돌발영상이 짚은 지점이었다."
- YTN '돌발영상'은 삭제돼 볼 수 없다. 영상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뭔가?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리허설에서 윤 대통령 대역을 맡은 인물(대통령실 관계자로 추정)이 나왔다. 이 인물은 '지방에서 근무를 굉장히 많이 했다. 검사 시절에, 그래서 여러 지역에 살아봤고 기본적인 삶의 질은 괜찮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생방송에서 윤 대통령도 '공직 생활하며 전국 8도를 다 돌아다녔다. 그런데 (혼자 살기에) 서울이 제일 못한다'라며 비슷한 내용의 발언을 했다. 리허설 때 나온 '화물연대 파업' '강성 노조'와 관련 국민 패널의 질문도 같았다.
▲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총리 주례회동 발언 등 현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 YTN이 '돌발영상'을 삭제한 이유는 뭔가? 대통령실 등의 압력이 있었던 건가?
"외압으로 인해 영상을 내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상은 지난 16일 YTN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됐다가 불과 30분 만에 삭제됐다. 그 이유는 '돌발영상'에 활용된 영상이 방송사들 사이에서 비공개하기로 합의한 영상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회의 생중계는 주요 방송사들의 중계 풀인 '코리아풀'이 맡았다. 코리아풀은 내부적으로 리허설 영상에 대해선 '사용할 수 없는 영상'으로 구분해뒀다. 그런데 YTN은 내부 소통 과정에서 이 사실이 전달되지 않아 리허설 영상을 보도에 썼다. 방송사간 합의된 규칙을 깬 것이고, 이는 명백한 잘못이다.
YTN도 자체적으로 잘못을 인지하고 영상을 내렸다. YTN은 지난 19일 생방송에서도 비공개 영상 사용과 관련해 '대통령실 등 유관기관에 혼선을 일으킨 점은 깊은 유감'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코리아풀단 차원에서도 YTN에 대한 징계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YTN은 해당 영상이 활용된 경위에 대해서 내부 조사에도 착수했다."
- 대통령실과 여당이 이를 빌미로 연일 YTN 때리기에 나서고 있는데.
"지난 19일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YTN을 맹비판했다. YTN이 유감 표명을 한 뒤였다. 이 대변인은 'YTN은 테스트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해 마치 사전에 기획된 행사인 양 악의적으로 편집했다'며 '언론사들이 지켜오던 원칙과 약속, 관행을 송두리째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이에 상응하는 법적 윤리적 책임을 묻기에 앞서 돌발 영상 사태에 지위 책임이 있는 분들은 스스로 언론인의 윤리에 부합하는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 남소연 |
"교차편집이 문제? 풍자·해학 담기 위한 기술적 수단"
- 대통령실과 여당이 YTN에 공세를 펼치자 YTN이 유감을 표명하면서 굽히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있다. 정말 YTN이 '저자세'로 가고 있는 건가?
"YTN이 저자세를 취하고 있다곤 볼 수 없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방송사간 약속 파기 외에도 '사전 기획설' 의혹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YTN이 유감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비공개 합의 영상 활용'에 한해서다. YTN이 돌발영상 보도 내용 자체에 대해 유감을 표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마이뉴스>가 YTN 측에 추가적인 입장을 물었는데 '또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어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YTN은 돌발영상의 보도 내용이 잘못됐다고는 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회사 차원에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것 같은데 YTN 노조의 입장은 어떤가?
"고한석 언론노조 YTN 지부장은 정부 여당의 공세를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정부와 여당이) 돌발영상이 교차 편집을 한 것을 문제삼고 있는데, 풍자와 해학을 담기 위한 기술적 수단'이라면서 '이를 두고 악마의 편집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언론관'이라고 말했다."
- 시민단체나 학계 반응은?
"MBC에 이어 또다시 언론탄압을 한다는 입장이 많았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대통령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에 대해 악의적 편파 보도로 규정해 폄훼하며 본질을 왜곡하는 형태를 반복하고 있는데, 이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MBC도 그렇고 비판 언론들을 악마화하려는 것 같다'면서 '대통령실이 소통을 담당하는 부분에 있어선 약간 크게 읽어야 하는 부분들도 있는데, 끝까지 따지겠다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나준영 한국영상기자협회장도 '비공개 영상을 활용한 것은 잘못이지만, YTN이 저널리즘적 보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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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20일 오후 6시 51분 보도된 첫 기사에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제가 언론이나, 국회에서 질문받을 때는 긴장을 안 했었는데 국민들로부터 직접 질문을 받으니 참 많이 떨린다'고 한 발언도 리허설 때 했던 말이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사가 공개된 직후인 오후 7시 13분경 법무부에서 한 장관이 리허설에서는 해당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수정 요청을 해와 이 내용을 뺐습니다. 그리고 법무부는 오후 7시 43분 법무부 기자단 카톡방에 오마이뉴스 등이 악의적 허위보도를 했다고 공지해 일부 언론이 해당 내용을 기사화 했습니다. 정확하지 않은 보도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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