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만난 尹 “3대개혁 중 노동개혁 가장 먼저하겠다. 도와달라”

현일훈, 우수진 2022. 12. 2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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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개혁 중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것은 노동개혁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청년들을 만나 “합리적이고 인간적이면서 노동을 존중하는 노동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재명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교육, 연금개혁에 앞서 노동개혁부터 확실히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 등을 주제로 청년 200여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먼저 “제가 작년에 대선에 도전하기로 결심한 데는 우리 미래세대가 이권 카르텔에 의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공정한 기회를 갖지 못해 결국 우리 사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 운영에 청년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한 것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공적인 업무를 해나가는 데 있어 청년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우리가 수용하고, 청년들이 국가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에서 시행 중인 청년 인턴제도를 두고도 윤 대통령은 “여러분이 많이 참여해 청년을 위한 정책뿐 아니라 국가 미래를 설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 고 권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통신사진기자단

이어 청년들로부터 ‘3대 개혁과제에 대한 청년의 역할’ 등을 주제로 발표를 들은 윤 대통령은 "노동개혁을 가장 먼저 추진하겠다"며 관련 4대 원칙을 소개했다. 먼저 꼽은 건 유연성이었다. 윤 대통령은 “2차 산업혁명 이후 노동수요와 4차 산업혁명 이후 노동수요가 크게 다른 만큼 시대 변화에 맞춰 노동제도가 유연하게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원칙은 공정성으로 “노사가 공정한 협상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사업주에게 불리한 제도를 만들면 투자가 줄면서 노동의 기회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또 노동자 사이에서도 이중구조나 양극화가 만들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의 양과 질에 따라 정당하고 합당한 보상 체계를 만들어야 경제도약을 이룰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음으론 안전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모든 노동자가 직장에서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안전한 가운데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법적 안정성을 꼽은 윤 대통령은 “노사 관계에 있어 노사 법치주의가 확립돼 불필요한 갈등과 쟁의가 반복돼선 안 된다”며 “노사 법치주의라는 것은 거대 노조의 불법 행위에 대한 대응 차원뿐 아니라, 노동자들이 편안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안정적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국잡월드를 방문해 올해 국제기능올림픽 종합 2위를 달성한 선수단 격려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제 임기가 4년 조금 넘게 남았는데, 임기 내에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를 바꿀 수는 없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개혁 과제들이 후퇴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한 뒤 나머지는 여러분들이 잘 이어받아 더 발전시키고 완성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체 분석 결과 3대 개혁에 대한 지지 목소리가 20대 청년층에서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며 “청년층의 지지를 개혁의 동력으로 삼아 본격적으로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 트리뷴 의뢰로 조사(12~16일 2509명)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2.7%포인트 상승한 41.1%를 기록했는데, 20대(9.5%p↑)가 전체 연령대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한편, 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추진은 잠정 보류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신년 기자회견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다”며 “21일부터 하는 정부 부처의 신년 대국민 업무보고가 사실상 신년 기자회견의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참모 간 설전 이후 잠정 중단된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 역시 내년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도어스테핑 재개 움직임은 없다”고 전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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