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신한은행장에 한용구 부행장 내정…'세대교체' 본격화(종합)

유제훈 2022. 12. 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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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사장엔 첫 내부 출신 문동권 부사장 내정
차기 신한은행장에 추천된 한용구 부행장.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진옥동 차기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내정자와 호흡을 맞출 새 신한은행장에 영업통인 한용구(56) 영업그룹장(부행장)이 내정됐다. 신한금융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신한금융지주는 20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 및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신한은행을 포함한 10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추천 및 지주사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신한은행의 CEO엔 한 부행장이 내정됐다. 1966년생인 한 부행장은 청주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지난 1991년 입행, 퇴직연금사업부장, 지주 원(ONE) 신한전략팀 본부장, 신한투자증권 경영지원그룹장(부사장), 신한은행 영업그룹장(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한 내정자는 신한은행의 영업 채널을 총괄하는 영업그룹장으로 채널 전략, 여·수신 상품, 건전성 관리 등 최근 은행 현안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를 갖고 있으며, 과거 영업점장 근무 시엔 적극적인 릴레이션십과 강한 추진력으로 탁월한 성과를 냈단 평가다. 아울러 다양한 업권에서 쌓은 경영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진 내정자가 조용병 회장의 3연임이란 당초 예측을 깨고 차기 대표이사 회장에 추천됐듯, 한 내정자의 발탁 역시 예상과 달랐다는 것이 업권 평가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한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당초 후보군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 중 가장 젊은 편"이라면서 "대표이사 회장 선임 과정에서 적용된 '세대교체' 흐름이 반영된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업계 최장수 CEO인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후임으론 문동권 경영기획그룹장(부사장)이 내정됐다. 1968년생인 문 내정자는 연세대를 졸업한 후 LG할부금융에 입사했다. 이후론 옛 LG카드로 자리를 옮겼고 신한카드 출범 후엔 경영관리팀장, 전략기획팀 부장, 기획본부장, 경영기획그룹 상무 등을 역임했다. 문 내정자는 최종 선임 시엔 2009년 통합 신한카드 출범 이후 최초의 내부 출신 CEO가 될 전망이다.

문 내정자는 경영기획그룹장으로서 안정적 경영관리를 바탕으로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성과를 뒷받침했단 평가다. 신한금융 측은 "라이프 앤 파이낸스 플랫폼 도약이란 과제를 설정하고,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활용 고객 경험 확대 및 통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신한카드 사업구조 재편 과정서 보여준 과감한 혁신성과 추진력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이영창 사장이 임기 만료로 물러나고 미래에셋대우 출신인 김상태 사장이 단독대표로 전체를 총괄케 됐으며, 신한라이프 새 대표엔 이영종 퇴직연금사업그룹장(부사장)이 신규로 추천됐다. 신한캐피탈, 신한저축은행의 경우 정운진 사장과 이희수 사장이 지난 2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 추천됐다. 두 회사 모두 지난 수년간 자산 성장의 폭이 컸던 만큼, 변동성이 커진 현 시장 상황에서 현임 CEO를 중심으로 안정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이 모였다.

또 올해 초 통합한 신한자산운용 대체 자산 부문 김희송 대표는 연임 추천돼 전통 자산 부문 조재민 대표와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지난 6월 100% 자회사가 된 신한자산신탁엔 부동산 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 라인을 경험한 이승수 부사장이 신임 사장 후보로 추천됐다. 이외 신한벤처투자, 신한AI에선 이동현 사장과 배진수 사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신한금융 측은 이번 인사 폭에 대해 "지난해 제주은행, 신한아이타스, 신한DS 등 중소형사 위주로 일부 CEO가 교체됐고, 올해엔 핵심 자회사인 은행, 카드, 증권, 라이프 CEO가 바뀌면서 그룹 전체 변화의 폭이 다소 커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신임 회장 후보 추천에 따라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주요 자회사 CEO 후보로 추천된 인물은 수년간 그룹의 경영 리더로서 사별 후보군으로 육성돼 온 인재들이라는 점에서 조 회장이 임기 내내 강조해왔던 그룹 경영 리더 육성 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업권에 정통하고,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젊고 역량 있는 인재를 발탁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경영관리와 함께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신한지주도 조직개편 및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신한지주는 그간 그룹 재무성과 관리를 전담해온 경영관리부문을 해체하고, 지주 및 자회사 겸직 형태로 운영돼 온 자산관리(WM), 퇴직연금, GMS 사업그룹장 겸직을 해제키로 한 한편, 그룹원신한부문과 그룹신사업부문을 신설했다. 관심을 모았던 부회장직은 신설되지 않았다.

신한지주 측은 "그룹 내 협업 문화가 정착된 영역에선 지주의 경영관리 기능을 축소 및 효율화하고, 핵심 사업영역 및 신성장 동력 발굴 영역에서 그룹 차원의 협업 전략 업그레이드를 위해 지주의 역할을 강화하는 '따로 또 같이' 관점에서 변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진 중 그룹 전략·지속가능경영부문장인 고석현 상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할 예정이며, 그룹의 고유자산운용을 총괄해온 장동기 부사장(GMS사업그룹장)이 신설되는 신사업부문장으로 이동한다. 이외 대부분의 지주회사 경영진은 연임이 결정된 가운데 조직개편에 따라 일부 업무 분장이 추가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신한지주 이사회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조 회장과 진 내정자가 충분히 상의한 결과로 안다"면서 "새로 선임된 CEO와 경영진들이 그룹의 경영 리더로서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장 불확실성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강한 추진력과 실행력을 발휘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추천된 인사들의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시작되며, 자경위에서 내정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들은 각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자격요건 및 적합성 여부 등에 대한 검증을 거쳐 각 사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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