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직자 감축’ 등 혁신 나선 콘진원…“OTT드라마에 최대 30억 지원”
“한국 콘텐트 산업은 이미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콘텐트를 선정·육성하는 기관으로 가기 위한 이번 혁신에 직원들도 동의했다.”
2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은 변화하는 콘텐트 산업환경과 업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고강도 기관 혁신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언론간담회를 개최한 조현래 콘진원장은 “K콘텐트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바탕”이라고 이번 혁신안의 의미를 설명했다.
콘진원은 다양한 콘텐트 산업의 성장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는 취지로 2009년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으로, 올해 콘진원에 배정된 정부 예산만 5472억원에 달했다. 이는 2009년 1533억원에서 10년여만에 3배가 늘어난 숫자다. 콘텐트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예산도 늘어난 것이지만, 중복·일회성 사업 등도 함께 늘어나면서 기관 안팎에서 사업구조를 조정할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이에 콘진원은 지난 7월 ‘혁신추진TF’를 발족하고 5대 혁신 전략, 21개 추진과제를 선정해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콘진원이 수립한 5대 혁신전략은 ▶민간주도형 지원체계 구축 ▶사업 통합·연계·민간이관 등을 통한 구조조정 ▶청년 기회 보장 확대 ▶빅테이터 기반 정책지원 강화 ▶감시기능 강화, 조직 슬림화로 기관 책임성·전문성 강화 등이다.
“지원사업 심사위원 풀 전면 재구축”
이 가운데 조 원장이 가장 첫 번째로 내세운 혁신안은 민간주도 산업 생태계 구축, 그중에서도 지원사업 평가위원 풀을 전면 재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업계들과 간담회를 하다 보면 심사위원에 대해 ‘저 사람이 나보다 실력이 안 되는데 어떻게 내 사업을 심사하지?’ 하는 불만을 많이 듣는다. 대학 시험을 치는데 평가위원을 초등학생에게 맡기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라며 “단순히 자격 기준만 맞추면 심사위원 풀에 포함시켜서 벌어진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절차적 공정성에만 치중하다보니 전문성이 간과된 측면이 있었다”며 “현장 전문성을 갖춘 분들을 포함하도록 심사위원 풀을 전면 재구축해 내년 2월부터 새로운 인력풀에 의해 심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제작지원(국고)과 금융지원(융자)을 동시에 하는 복합금융 제작지원 제도를 신설하고, 1년 단위로 이뤄지던 짧은 협약기간을 다년도 지원으로 개선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제작 여건을 보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OTT 드라마 편당 지원금 2배 상향”
아울러 콘텐트 제작 비용이 상승한 상황을 반영해 콘진원의 제작 지원금도 기존 편당 15억원에서 최대 30억원(드라마 기준)까지 상향하기로 했다. 조 원장은 “방송 쪽, 특히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하는 OTT 관련 예산이 많이 늘었다”며 “이쪽을 크게 가보자 해서 최대 한도를 시범적으로 30억원으로 늘리게 됐다”고 말했다. 박인남 혁신추진TF팀장은 “내년에 드라마 17편, 비드라마 10편 등 총 27편의 OTT 콘텐트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중 최대 30억원의 지원금을 편성한다는 부분은 드라마에 해당되며, 비드라마는 중·장편 기준 약 4억원 내에서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7개 본부를 5개 본부로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조직 슬림화 방안도 발표했다. 전략혁신본부·경영지원본부를 경영전략본부로 통합하는 등 일부 본부들을 축소·통합하고, 업계의 수출 및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한류지원본부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보직자 숫자도 기존 44명에서 35명으로, 부서 수는 31개에서 23개로 감축된다. 180여개에 달하는 사업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유사·중복 사업을 대대적으로 통합하고, 일부 사업은 민간으로의 이관도 추진한다.
이밖에도 산업 내 청년세대의 기회 확대를 위해 콘진원 지원 기업 30% 이상을 청년 기업으로 선발하는 ‘청년기업 할당제’ 도입, 콘텐트 통합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한 정책 기능의 혁신 도모, 지원과제 관리감독 및 부정수급 방지를 위한 전담반 구성 등이 혁신과제에 포함됐다.
조 원장은 “우리 직원들 스스로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동의를 해준 덕분에 이같은 혁신안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한국 콘텐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도록 콘진원이 먼저 바탕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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