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버릴 때 제발 '이걸' 빼세요

최은혜 2022. 12. 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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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 최대한 제거하고 분리배출해야... 작은 실천이 모여야 음식물쓰레기 문제 해결된다

[최은혜 기자]

 재출시된 포켓몬빵 시리즈 스티커만 빠져있는 모습이다
ⓒ 경희대학교 GCP 프로젝트 | 홍철있는홍철 팀
 
'도대체 띠부띠부씰이 뭐길래...' 

지난 2월, 90년대 뜨거운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빵이 재출시되었다. 그리고 재출시 1주일 만에 150만 개를 판매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인기의 요인은 빵이 아닌 추억을 상기시키는 '포켓몬 스티커'. 

문제는 이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먹지도 않은 빵들이 그대로 버려지며 음식물 쓰레기가 속출했다는 것이다. 주변 쓰레기통에는 스티커만 빠진 상태로 버려진 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무심코 버려온 음식물쓰레기, 이대로 괜찮을까?

2019년 환경부 '전국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1일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1만4314톤으로 1일 생활폐기물 발생량 중 음식물이 전체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간 885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며, 8000억 원가량의 처리비용이 투입된다. 이처럼 음식물쓰레기는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함에도 불구하고 매해 3% 증가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는 1992년부터 음식물쓰레기 매립을 시작했다. 하지만 발생량의 95% 이상을 매립하며 환경오염이 심각해졌다. 이로 인해 2005년부터 시도 단위 지역 음식물류폐기물 직매립 금지를 시행하였다. 이후 음식물쓰레기를 효과적으로 재활용하는 자원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자원화 시설은 203개. 이 중 퇴비화 처리가 40.6%로 가장 높고, 사료화는32.2%, 에너지화는 11.5% 정도이다(사료화는 동물의 먹이, 퇴비화는 식물의 먹이, 바이오가스화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음식물쓰레가 정말 재활용이 가능할까? 우리는 직접 퇴비화 시설을 방문했다. 

음식물쓰레기도 재활용이 가능할까?
 
 경기도 ○○시 환경자원센터 음식물류폐기물 자원화시설
ⓒ 경희대학교 프로젝트 | 홍철있는 홍철팀
 
경기도 ○○시에 위치한 음식물류폐기물 자원화시설은 일 평균 120톤의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한다. 이 중 퇴비로 자원화되는 양은 약 7톤에 불과하며 이는 10%도 되지 않는 수치이다. 담당자 A씨는 "수거하는 양에 비해 음식물쓰레기로 자원화되는 양은 굉장히 적으며, 자원화된 퇴비의 수요도 낮다"고 말했다.

이는 자원화된 사료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때문이다. 동족의 고기 잔류물을 해당 짐승에게 먹이는 윤리적 문제부터, 사료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자원화된 사료와 퇴비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이 필요하며 이와 더불어 엄격한 관리체계 및 기준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날 방문을 통해, 충분히 제거하지 않은 음식물쓰레기의 수분과 분리배출의 심각성을 알게 되어 경악했다. 담당자는 자원화하는 과정 중 가장 어려운 것으로 수분 제거를 꼽았다. "음식물쓰레기 폐수가 무려 1250톤이나 된다. 수분 제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아직까지도 달걀 껍질이나 생선뼈 등 일반쓰레기로 분류되어야 할 쓰레기가 섞여서 온다. 분리배출을 안 지키는 사람이 워낙 많다"고 대답했다.
 
 서울시 강서구의 음식물류폐기물 종량제봉투
ⓒ 경희대학교 프로젝트 | 홍철있는 홍철팀
 
'음식물의 물기를 최대한 제거 후 봉투에 담아 배출합니다.'

이 문구를 본 적 있는가?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음폐수는 일반 하수보다 오염도가 1000배에 달하며 심각한 악취를 유발한다. 가정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 중 약 80%가 수분이다.

자취생 B씨는 "어차피 음식물쓰레기를 얼리기 때문에 수분 제거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본 적이 없다. 솔직하게는 귀찮기도 하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우리가 배출 과정에서 물기를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이에 소요되는 시간과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의 관심과 실천이다. 잘못된 분리배출은 자원화하는 설비를 고장내며 시간과 비용을 낭비한다. 

자치구마다 다른 분리배출 기준... 표준안의 필요성

현재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기준은 지자체의 조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자치구에 따라 분리배출 품목이 다르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할 때 혼선을 줄이기 위하여 '서울시 음식물류 폐기물 분리배출 기준 표준안'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올해 안으로 서울시 전체에 공통된 기준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하였다.
 
 음식 기부를 진행하는 푸드뱅크 마켓
ⓒ 경희대학교 프로젝트 | 홍철있는 홍철팀
 
이외에도, 환경부를 비롯한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버려지는 음식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음식을 기부하는 민간업체인 '푸드뱅크마켓'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서는 기업 및 개인을 통해 기부 받은 음식을 저소득층에게 기부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구의 거주자 중 선정된 대상자들은 마켓에서 원하는 물품을 무료로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지원받을 수 있는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업이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이용하지 못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실상이다. 푸드마켓 담당자는 이러한 사업에 대한 홍보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음식물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결국 시민 모두의 노력으로 배출량을 감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공공기관, 민간업체, 환경단체 등이 있기에 작은 실천을 모아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우리는 세계시민으로서 환경단체에서 실시하는 캠페인과 사업 등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환경을 위해 사소한 실천을 시작해야 한다. 그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늘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할 때 물기를 제거하고 버려보는 것만으로도 작은 실천의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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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세계와시민> 강의에서 음식물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식 개선 주제로 활동한 홍철 있는 홍철팀(구동윤, 기민지, 김현승, 박예진, 우지현, 조성래, 최은혜) 의 글로벌 시티즌 프로젝트 활동의 결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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