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시인인데 문학관 없어"...'진달래꽃' 발표 100년 맞아 '소월협회' 출범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 시인인 김소월의 작품과 정신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국제소월협회’(이하 협회)가 부산에서 출범한다.
26일 '국제소월협회' 창립
국제소월협회 설립준비위원회(준비위)는 김소월(1902~1934) 대표작품인 ‘진달래꽃’ 발표 100주년을 맞아 오는 26일 오후 4시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 109호에서 국제소월협회 창립식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방극대 ㈜비제이글로벌 회장, 임호영 한국청소년연맹 회장,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 정태숙 부산시의회 의원 등 65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한다. 이날 창립식에서는 김소월 시인을 사랑하는 시민이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지만, 행사장 사정상 80명으로 제한한다.
김소월 시는 진달래꽃을 비롯해 여러 편이 초·중등 교과서에 실려 있어 그의 이름이나 시를 모르는 한국인은 거의 없다. 김소월 시에 곡을 붙인 가곡과 유행가도 60여편에 달한다. 리메이크 가수까지 포함해 320여 명이 소월의 시를 노래했다. 그의 시비도 전국에 178기나 있다.
그러나 국내에 김소월 전용 문학관은 없다. 세계적으로 한류와 한국학 열풍이 일고 있지만, 김소월은 해외에서 아직 낯선 존재다. 이에 준비위는 "진달래꽃·산유화·금잔디 등 주옥같은 작품 200여 편과 그의 시 정신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협회를 창립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혁 이사장은 “러시아 푸시킨과 독일의 괴테, 스페인 로르카, 칠레 네루다, 아일랜드 예이츠처럼 김소월이라는 자랑스러운 국민 시인이 있다”며 “그런데 한민족을 대표하는 시인이 전용 문학관 하나 없어 소홀히 취급되는 현실이 안타까워 소월협회와 소월기념사업재단 설립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월 시, 세계에 알리겠다"
협회는 앞으로 김소월 시 세계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일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인문대, 사할린 국립대, 이르쿠츠크 철도대, 카자흐스탄 국제관계및 세계언어대, 타슈켄트 아주대, 키르기스 한국 중앙아대학, 필리핀 투게더 영어아카데미 등 세계 7곳 대학과 기관에 협회 해외지부를 두기로 했다. 향후 유럽·중남미·아시아 등에도 지부를 설립할 예정이다.
내년 주요사업으로는 진달래꽃 초판본(1925년 12월 26일·매문사)의 유라시아 외국어 번역, 중앙아시아 한국학 교수협의회와 연계한 소월 시 교재 개발, 소월 학술대회, 국제 청소년 소월 시낭송 대회 등을 기획하고 있다. 또 전국 자치단체·기업과 연계해 가칭 소월기념사업재단을 발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소월 국제 음악 축제, 소월 시 대중강연회, 북한에서 소월 시 보급과 학교 교육 실태조사, 소월 청소년 문학상 시상 등 다양한 행사를 할 계획이다.
협회 발기인으로 참여한 이재혁 (사)유라시아교육원장(부산외대 러시아어과 교수)은 “국제소월협회를 설립해 소월을 우리 스스로 더욱 사랑하고, 소월을 세계 문화창달에 공헌한 세계의 시인으로 발돋움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키스만 해, 성관계는 안해"…중국 대학생에 퍼지는 '입친구' | 중앙일보
- 폭설때 사라진 광주 중학생, 실종 나흘만에 이곳서 발견 | 중앙일보
- 제트스키 김성원 선수, 태국 대회서 사망…"커브 돌다 사고" | 중앙일보
- 믿었던 트레이너의 배신…샤워실서 여성 PT회원 몰카 찍었다 | 중앙일보
- 올해도 97만원 토해낼건가, 지금도 안 늦은 연말정산 팁 | 중앙일보
- 대통령 '소변 실수' 생중계 직후…공포소문 확산에 기자들 덜덜 | 중앙일보
- "잠도 자지말고 일하셔야 함"…최전방 공격수 변신한 원희룡 | 중앙일보
- '태진아 아들' 이루, 가드레일 받고 사고냈다…음주 측정 결과 | 중앙일보
- 온라인 판매 대박난 박재범 소주…"왜 전통주 수혜 받나" 논란 | 중앙일보
- 70세 대통령의 핵 겁박…세계가 싫어해도 국내 지지율 79%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