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설문조사 '사랑'…지분 매각도, 대표 사임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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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의 대표직을 두고 찬반 투표를 진행한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깜짝' 설문조사를 올려왔다.
테슬라 지분 매각, 테슬라 기가팩토리 건립,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계정 복구 등 기업의 핵심 경영 이슈를 간단한 설문조사로 대중에게 의견을 묻는 듯 올린 것이다.
하지만 머스크 CEO의 지분 매각과 관련한 서류를 보면 테슬라 지분 매각은 설문조사가 진행되기 수 주 전인 지난해 9월 중순 이미 사전 협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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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의 대표직을 두고 찬반 투표를 진행한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깜짝' 설문조사를 올려왔다. 테슬라 지분 매각, 테슬라 기가팩토리 건립,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계정 복구 등 기업의 핵심 경영 이슈를 간단한 설문조사로 대중에게 의견을 묻는 듯 올린 것이다.
기업 경영에 있어 기밀 사항으로 분류되는 정보까지 트위터에 공개하며 '괴짜' 행보를 보여온 머스크 CEO의 말 한마디에 테슬라와 스페이스X, 트위터 등 계열사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오후 6시20분부터 12시간동안 '내가 트위터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할까'를 묻는 투표를 시작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1750만여명) 중 절반이 넘는 57.5%가 머스크의 대표직 사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머스크 CEO는 투표 전 결과에 따르겠다고 선언했으나, 결과 공개 이후 현재까지 투표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머스크 CEO가 이처럼 회사에 중차대한 문제를 대중에 물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그는 지난해 11월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하는 문제를 두고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당시 350만명이 이 투표에 참가해 58%가 찬성 의견을 냈다. 머스크 CEO는 조사 직후 "어떠한 결과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다"는 트윗을 남겼다. 설문조사 결과가 나온 지 닷 새 만에 머스크 CEO가 50억달러 규모의 테슬라 지분 450만주 가량을 매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과정만 보면 머스크 CEO가 실제 대중의 의견에 따른 듯 보인다. 하지만 머스크 CEO의 지분 매각과 관련한 서류를 보면 테슬라 지분 매각은 설문조사가 진행되기 수 주 전인 지난해 9월 중순 이미 사전 협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머스크 CEO가 보유하고 있는 테슬라 스톡옵션에 대해 세금을 납부해야하고, 이 자금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지분 매각이 이뤄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 CEO가 이전에도 설문조사를 통해 대외적인 지지와 무관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계획에 대해 설문조사를 활용해왔다"면서 "단순히 사람들의 의견을 따르는 것처럼 해서 기업의 책임을 분산시키려는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머스크 CEO 본인이 테슬라의 최대주주 임에도 소액 주주나 대중에 마치 회사의 핵심 경영 사안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듯한 느낌을 주려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머스크 CEO는 지난해 가상화폐인 도지코인을 테슬라 자동차 매입에 결제 수단으로 도입할 지를 트위터에 물어본 적 있다. 이에 78%가 찬성표를 던졌고 이후 가상화폐 시장도 흔들렸다. '도지코인의 아버지'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애정을 보인 머스크 CEO는 올해 1월부터 일부 제품을 도지코인을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머스크 CEO는 2020년 2월 '테슬라가 텍사스에 기가팩토리를 열어야 하는가'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약 30만명이 참가해 80% 이상이 찬성 의견을 냈다. 이후 같은 해 7월부터 텍사스 오스틴에 테슬라의 다섯번째 생산공장인 기가팩토리 건설이 시작됐고 올해 공식 가동한 상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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