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결선투표제 도입 초읽기…'2위 전략' 중요해졌다
자연스레 결선 '친윤 단일화' 가능
"권성동·김기현·나경원 연대" 거론도
비윤 "친윤 대표 만들기 룰" 반발
국민의힘이 20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선거 룰 변경을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오는 23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통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현행 70%인 당원투표 비중을 100%로 확대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시 1·2위 득표자가 결선을 벌이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당원투표 비중이 늘어난 것도 중요하지만, 특히 결선투표제가 도입돼 더욱 다양한 변수를 만들어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수 후보 중 단독 1위는 어렵더라도, 결선 투표를 통해 2위 후보자가 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게 묘미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대선 후보 경선 시 결선투표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에서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당권주자 중 유력 후보가 없다는 점에서 결선투표제의 효과가 어느 때보다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비윤인 유승민 전 의원이 앞서 있다는 결과가 있지만, 타 후보들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다. 무엇보다 주류인 친윤 진영의 표심이 결선투표 과정을 거치면서 결집될 경우 비주류 후보들의 승산은 더 작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룰 변경에 대한 비윤 진영의 반발도 적지 않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당원투표 비율 변경과 달리 결선투표제는 공론화 절차도 없이 갑자기 등장해 매우 당황스럽다"며 "친윤 후보들 사이 단일화를 추진하겠지만, 만에 하나 불발될 경우를 대비해 결선투표를 도입해 이중의 안전장치를 한 게 아니냐"고 했다.
실제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원내대표 사이 단일화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됐지만, 끝내 성사되지 못했고 이준석 전 대표의 당선으로 이어진 바 있다. 당시 득표율을 보면 나 전 의원 37.1%, 주 원내대표 14.0%로 두 사람의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산술적으로는 이 전 대표(43.8%)를 앞설 수 있었다.
다만 친윤 진영에 유리한 선거 룰일지라도 후보 개개인의 관점으로 보면 편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친윤 진영의 다른 후보들과 경쟁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음으로써 결선에 진출한 이후 자연스러운 단일화도 이뤄낼 수 있는 절묘한 균형 감각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룰에 따른 각 후보자들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친윤 후보 군으로 거론되는 권성동·김기현 의원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유 전 의원과 날을 세우며 일단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다. 반면 서로 간 연대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유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경선 개입은 불법"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권성동 의원은 "악의적 왜곡이자 허위 선동"이라고 비판했고 나 부위원장도 "룰을 둘러싼 분열적인 발언, 특히 윤 대통령을 향한 근거 없는 비난은 즉각 멈춰야 할 것"이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나 부위원장은 그러면서도 "현재 거론되거나 출마를 준비 중인 어느 당권주자와도 이른바 '연대'라는 것을 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한 선을 긋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친윤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결선투표라는 장치가 생긴 만큼, 인위적인 교통정리보다는 자연스러운 연대와 단일화로 나가지 않겠느냐"며 "지금은 친윤 후보들이 단일화 압박에서 벗어나 각자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활동을 하다가 1월 중순이 지나 윤곽이 드러나게 되면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권성동·김기현·나경원 전 원내대표 모두 대선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셨던 분들이고 결국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자기를 희생할 수 있는 자세와 각오가 돼 있는 분들"이라며 "정권과 함께 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우열이 정해진다면 아마 단일화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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