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찾은 푸틴, 흡수통일설 부인…양국 합동 군사훈련 강화

박형수 2022. 12. 2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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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만나 양국의 합동 군사 훈련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가 내년 초 대규모 공세를 목표를 훈련에 들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문 기간에 벨라루스에 참전 압박을 높여 전쟁을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벨라루스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루카셴코 대통령. 연합뉴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가디언 등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 방문해 루카셴코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벨라루스 방문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앞서 우크라이나 연합군 사령관 세르히 나예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침략과 벨라루스 군대의 참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벨라루스 국민들 사이에선 벨라루스가 러시아에 흡수통합 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까지 확산됐다.

이날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의 벨라루스 흡수통합설에 대해 “(흡수통합에 대해) 관심 없으며, 아무 의미도 없다”며 “이는 악의적인 소문”이라 일축했다.

양국 정상은 벨라루스의 참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두 국가 간 안보 보장에 대해 강조하며 군사 협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의 안보 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공동으로 취하기로 했다”며 “정기 합동 군사 훈련과 기타 작전·전투 훈련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두 나라는 서방 제재에 공동으로 맞서겠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글로벌 시장에서 고립시키려는 비우호적 국가의 제재 압력에 함께 맞서고 있다”며 “우리는 불법적 제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상당히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의 동맹 관계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형(older brother)”이라 부르며 “러시아는 우리가 없어도 되지만, 우리는 러시아 없이는 안된다”고 말하며 푸틴 대통령과 협력 의사를 피력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를 “진정한 동맹”이라 불렀다.

지난 19일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의 한 지역에서 군사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벨라루스는 1994년 루카셴코 대통령의 집권 이래 러시아로부터 값싼 원유 수입과 차관에 의존해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통해 수만 명의 자국 군대를 우크라이나로 보낼 수 있도록 허용해왔다. 가디언은 지난 한달 간 벨라루스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와 접경지역에서 일련의 군사 훈련을 진행했다며 “이는 벨라루스가 곧 전투에 투입될 것이란 두려움을 불러 일으켰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최신 보고서에서 “푸틴 대통령의 민스크 방문은 그가 2023년 겨울 우크라이나 북부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새로운 공세를 위한 조건을 설정하려 하는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날 회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감행한지 불과 몇 시간 뒤에 열렸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발사한 드론 35대 중 30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날린 드론은 이란제 샤헤드-136, 샤헤드-131 자폭형 드론으로 아조우해 동부 해안에서 발사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곳곳의 에너지 기반 시설이 파괴돼 전기와 난방이 끊겼다.

19일 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서 소방관들이 불길을 진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협상 성사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양국의 군사적 대치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평화가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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