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류 사업 종지부” 대전시 ‘트램’ 무가선·기술제안 입찰 속도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지지부진했던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하 트램) 건설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0일 대전시는 트램 전체 구간을 무가선 급전시스템 및 기술제안 입찰 방식으로 건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트램 건설 주요계획’을 발표했다.
트램 건설은 지역 대표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간에는 건설방식과 기종에 대한 재변경 가능성, 유·무가선 급전방식 결정 미흡, 저속 트램 논란 등으로 사업에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았다.
이날 시의 트램 건설방식 확정 발표는 민선 6기 출범 후 8년여 만에 트램 정책방향과 설계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사업의 신속한 추진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완전 무가선 트램 도입 및 기술제안 입찰방식=시가 내놓은 주요계획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트램 급전방식을 기존 배터리 기반 유·무가선 혼용방식(가선 10.5㎞)에서 전체 구간(38.1㎞) 완전 무가선 방식으로 변경·확정했다는 것이다.
앞서 시는 지난 8월 국내외 15개 철도차량 제작사(국내 3개·해외 12개)를 대상으로 정식 기술제안을 받았다.
이 결과 수소연료전지, 지면급전방식 뿐 아니라 LTO 배터리 방식도 정거장 급속 충전을 통해 무가선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이달 연구개발이 완료된 철도차량 급속충전 하이브리드팩 기술도 대전의 장거리 무가선 트램에 적용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
이처럼 다양한 무가선 기술이 트램 지역 노선에 적용 가능한 급전방식인 것으로 최종 확인됨에 따라 시는 ‘세계 최장 완전 무가선 방식’으로 트램을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시는 도입 가능한 차량급전기술 중 입찰 전 특정 기술을 채택하지 않고 국내외 제작사 간 기술경쟁 및 가격경쟁 유도와 최신 기술 반영 등 실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 구간 무가선 급전시스템 도입’을 전제 조건으로 기술제안 입찰을 시행하고 초기 투자비용, 운행 안전성, 유지관리 용이성 등을 고려한 심사로 최종 급전방식을 채택하겠다는 전략이다.
◆트램 운행 안정성 확보 위한 취약 구간 지하화=시는 트램의 운행 안전성을 높이고 트램 건설에 따른 도심 교통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구간 지하화(3.6㎞) 및 한밭대로 차로 확장도 병행해 추진한다.
지하화할 구간은 S자형 도로선형과 급기울기(최대 90‰)로 지하화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테미고개 1125m ▲불티고개 950m(최대 82‰) ▲자양고개 774m(최대 65‰) ▲동부네거리 762m 등이다.
이중 자양고개와 동부네거리 지하화는 왕복 4차선 도로에 트램을 건설함으로써 우려되는 동대전로 일대 교통 혼잡을 해소하고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시는 내다본다.
한밭대로(한밭대교네거리~보라매네거리) 구간은 1일 통과 교통량이 5만8852대로 대전의 대표적 혼잡도로지만 기존 자전거 도로 등을 활용해 7차로에서 8~9차로 확장하고 도로 확장으로 축소된 자전거 도로 등은 샘머리 공원 내 도로와 통합 조성한다.
또 가로변 수목 등 녹지 공간 일부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을 고려해 노후 된 기존 샘머리 공원을 재편하는 명품공원화 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트램 표정속도 확보=트램의 표정속도(정차 시간을 포함한 이동속도)는 기본설계 당시 기존 19.82㎞/h에서 22.06㎞/h로 2.24㎞/h 빨라진다.
이는 테미고개 등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고 교차로 우선 신호를 최적화해 가능할 것으로 시는 예상한다.
특히 시는 기존 표정속도보다 11% 이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트램이 승용차 수준의 속도 경쟁력을 갖춘 대중교통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향상된 대전 트램의 표정속도(22.06㎞/h)은 토론토(15㎞/h), 암스테르담(16㎞/h), 파리(17㎞/h), 스트라스부르크(21㎞/h) 트램보다 빠른 수준이다.
◆연축지선 노선 연장 및 사회 안전망 강화=시는 대덕구청과 혁신도시가 들어설 대덕구 연축지구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트램 노선도 620m 연장키로 했다.
당초 대덕구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회덕역까지 1.9㎞ 노선 연장을 검토했지만 현재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의 수요 예측 재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임을 고려해 회덕역까지 노선을 추가 연장하는 것은 향후 별도로 검토할 예정이다.
전용차로로 건설되는 트램 차로와 우선 신호는 긴급차량(구급차, 소방차 등)과 함께 공유하는 형태로 사회안전망도 강화한다.
시는 현재 5개 구간 14.1㎞에 긴급차량 우선 신호 구간을 운영하는 중으로 우선 신호 구간 운영으로 골든 타임 도착률이 기존보다 7.12%(79.21%→86.33%) 향상된 것으로 파악한다.
이를 근거로 시는 향후 우선 신호 운영구간을 종합병원(충남대, 을지대, 건양대 병원 등)과 인접한 트램 전용 노선으로 확대해 긴급차량 출동 시간 단축함으로써 사회안전망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확정한 방안을 토대로 책정된 트램 건설 총사업비는 1조5902억원으로 추산된다. 시는 사업비 마련을 위해 중앙부처에 총사업비 현실화 필요성을 어필해 설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 내년까지 총사업비 조정을 마무리한 후 2024년 상반기 발주 및 착공, 2028년 트램을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모든 행정력과 정치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트램 건설 계획은 트램의 부정적 요소를 최소화하고 트램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수립됐다”며 “시는 내년을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도시 건설의 원년으로 삼아 트램 건설 총사업비 현실화와 사업 기간 단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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