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분향소 방문날, 어머니는 쓰러졌고 아버지는 무릎을 꿇었다 [이태원참사_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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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유튜버가 소리쳤다.
경찰은 폴리스라인 안쪽에 서서 서성였고, 그 사이로 아버지가 무릎을 꿇었다.
무릎을 꿇은 아버지는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고 이지한씨 아버지)다.
그래도 극우 유투버는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아버지에게 성큼성큼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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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권우성 기자]
▲ '제발 망발 그만. 우리 아이들 추모할 수 있게 해주세요' 극우보수단체 관계자들이 이태원참사 합동분향소앞에서 희생자와 유가족,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향해 혐오발언을 쏟아내는 가운데 19일 오후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종철 대표가 합동분향소앞에서 시위중인 한 극우보수단체 회원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다. |
ⓒ 권우성 |
▲ 혐오시위 중단 위해 무릎 꿇은 유가족 ⓒ 권우성 |
#장면 하나
"왜 거짓말 쳐, 우리가 분향소 못 치게 했냐고. 양보해드렸잖아. 그거 때문에 (얼마나 내) 명예가 손상됐는지 아세요?"
극우 유튜버가 소리쳤다. 경찰은 폴리스라인 안쪽에 서서 서성였고, 그 사이로 아버지가 무릎을 꿇었다. 차가운 아스팔트에 손을 대고 한참을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무릎을 꿇은 아버지는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고 이지한씨 아버지)다.
그래도 극우 유투버는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아버지에게 성큼성큼 다가섰다. 그제야 경찰이 막아섰다. 아버지는 "알았다"라며 계속 상대를 진정시키려 했다.
#장면 둘
"어디 이태원에 와서 대통령이 인간답게 해주니까 이것들이 상투 끝까지 올라서서."
"어떤 XX가 현수막 뗐어."
극우 보수 인사들이 유가족과 희생자,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향해 혐오발언을 쏟아냈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역시나 서 있었다. 참다 못 한 시민단체 관계자와 유가족이 "어떻게 유가족 마음에 대못을 박습니까" "경찰은 2차 가해 막아주세요, 뭐하는 거예요"라고 소리쳤지만 그뿐이었다.
"탤런트 XX."
▲ 극우보수단체의 혐오 발언을 들은 고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가 오열하고 있다. |
ⓒ 권우성 |
▲ 유가족들 바로앞에서 극심한 혐오발언 난무 ⓒ 권우성 |
무릎 꿇은 유가족의 한숨...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 줄 몰랐어요"
병원에 실려 갔던 조미은씨는 다행히 주사를 맞고 집에서 회복 중이라고 했다. 20일, 이종철 대표에게 '왜 사과했느냐'고 물었다.
▲ 합동분향소앞에서 벌어지는 극우보수단체 회원들의 막말 시위를 중단시키기 위해 무릎 꿇고 고개까지 숙이는 유가족협의회 이종철 대표. |
ⓒ 권우성 |
현장을 지켰던 최헌국 목사에게도 상황을 물었다.
"이지한씨 아버님이 '제발 우리에게 망발 하지 말고 우리 아이들의 추모를 할 수 있게 해달라'라며 무릎까지 꿇으셨어요. 먼저 집회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무례를 범하던 보수단체 사람들이 느닷없이 현수막을 끊었다고 막말을 일삼더니 옆에 있던 여성이 말도 안 되는 모욕적인 말을 내뱉었습니다."
#장면 셋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태원 분향소를 찾았다. 예정도 없이 갑작스레 방문한 한 총리를 향해 유가족은 "저희는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 아니면 받지 않겠습니다, 대통령의 사과를 가져오십시오"라고 요구했다.
한 총리는 "알겠습니다. 수고하세요"라고 돌아섰다. 분향소 앞에 발을 디딘 지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이 흘렀을 뿐이었다.
한 총리는 분향소 바로 앞에서 집회 중인 극우 단체 회원이 경례를 하자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멋쩍은 듯 한 총리는 "분향을 좀 하려고 했더니 못하게 하시네요"라며 걸음을 재촉하며 자리를 떴다.
한 총리의 방문은 극우단체와 유투버들이 유가족을 향해 막말을 하기 2시간가량 전에 발생한 일이다. 용산 참사,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등에 참여해 온 최헌국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맞불집회처럼 저렇게 분향소 앞에서 하는 걸 못하게 조치를 취하든가 해야지, 오히려 한 총리가 악수를 했다니... 이태원은 제대로 된 추모의 자리가 되게끔 정부가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가족 손을 잡아주진 못할 망정...
보수 집회하는 사람들은 유가족을 모욕하고, 한 총리는 망발하는 보수집회 회원과 악수하고 이 상황이 연결 돼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자식이 죽음에 내몰린 아버지가 무릎 꿇는 사회가 돼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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