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짓눌린 중·장년…소득 5.4% 늘 때, 빚 11.6% 불어

정진호 2022. 12. 2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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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허리’로 불리는 중‧장년층(40~64세)의 대출이 1년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빚이 불어나는 속도가 훨씬 가팔랐다. 특히 주택을 소유한 중‧장년의 대출 중앙값이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섰다.


50대 들어서면 소득 내리막길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중‧장년층 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0~64세 인구는 2018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9만6000명 늘었다. 전체 인구에서 중‧장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40.3%다. 이들 중 77.1%는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76.4%)보다 소득이 있는 비중이 늘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난해 소득이 있는 중‧장년의 평균소득은 3890만원으로, 전년(3692만원)보다 5.4% 증가했다. 같은 중‧장년이라도 연령대에 따라 평균소득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후반의 평균소득이 4239만원으로 가장 많고, 60대 초반이 2646만원으로 가장 적다. 40대 후반에 평균소득이 정점을 찍고 이후 연령대가 높을수록 점차 평균소득이 줄어드는 구조다.

대출액 중앙값 11.6% 증가한 5804만원


대출잔액 중앙값은 1년 새 10% 넘게 증가하는 등 가파르게 늘었다. 대출이 있는 중·장년도 늘면서 10명 중 6명가량은 은행에 빚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1일 기준 금융권 대출이 있는 중‧장년이 57.3%였는데 전년(56.5%)보다 0.8%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대출잔액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에 해당하는 중앙값은 5804만원에 달했다. 전년(5200만원)보다 604만원 늘어나면서 증가율이 11.6%에 달했다.

중·장년의 대출액 중앙값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6년(3572만원)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2020년엔 전년보다 7.1%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5000만원을 넘었는데 지난해 10%가 넘게 늘면서 6000만원대를 앞두게 됐다.


절반 이상은 무주택자


19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본 아파트. 연합뉴스
부동산 가격 폭등 이후 지난해 부동산 매매 행렬이 이어졌는데 ‘막차’를 탄 인원이 늘면서 대출도 함께 불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같은 중·장년층에서 주택을 소유한 비율은 43.1%에서 43.8%로 0.7%포인트 상승했다. 반대로 보면 절반이 넘는 중·장년은 여전히 무주택자라는 의미다. 주택 소유자만으로 봤을 때 대출액 중앙값은 1억16만원으로, 미보유자(3019만원)보다 3.3배 많았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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