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물가 중점 통화정책 지속”...내년 금리인상 예고
부동산 가격·금융안정 등 고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당분간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내년중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과정에서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앞으로 발표될 데이터를 통해 그간의 정책이 국내 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방침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고려하며 특히 “금리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조정과 이에 따른 금융안정 저하 가능성,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각별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당분간 5% 물가가 지속되겠지만 오름폭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 오름폭이 글로벌 경기둔화로 축소되고 국내외 경기 하방 압력이 커져 상승폭이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이 내년 본격 인상을 앞두고 있어 물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전기·도시가스 요금은 지난해 이후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으나 인상폭은 이에 미치지 못했는데, 그간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이 큰 만큼 내년에는 상당폭 인상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은은 11월 경제 전망 당시 내년 전기 요금 인상 폭이 올해 수준만큼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상폭이 이보다 더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향후 물가 오름세는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함에 따라 내년 1분기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할 것이라는 전망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은이 내년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은은 고물가와 가계부채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하며 금리를 3.25%까지 올렸다.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들 6명의 최종 금리상단 의견은 3.5% 3명, 3.75% 2명, 3.25% 1명이다.
금리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물가가 중장기적으로 목표치에 수렴한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게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 대다수 의견”이라면서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물가 목표치가 2%라고 해서 2% 근처로 가야 정책에 반영한다는 것은 아니고 중장기 흐름 예측에 따라 목표치 수렴 여부를 보면서 중장기를 예측한다는 것"이라고 기계적 해석을 경계했다. 경기, 외환시장 상황, 환율, 고용 등 거시경제 변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예측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라고 볼 수 있냐는 질문에는 “단기적으로 올랐던 금리가 조만간 내려갈 것으로 (2~3년 범위) 시장에서 보는 것이고, 이번에 금리가 올라간 것은 에너지 가격 등 공급 요인이 올라간 것이기 때문에 공급요인이 안정돼 내려간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반드시 경기침체를 예측하냐고 보는 것은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내년 경제성장률을 1.7%로 전망했는데 상반기에는 경기가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가느냐, 아니냐는 보드라인에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이 총재는 부채를 줄이는 디레버리징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디레버리징은 굉장히 어렵지만 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가계부채 위험 등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살펴야 할 문제라서 주택금융의 구조적인 문제인 고정금리, 변동금리나 선분양, 후분양 등 다양한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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