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길고 깊은 겨울 시작"…팬카페에 의미심장 메시지
검찰이 김만배 씨의 은닉 재산을 추적하는 등 대장동 개발이익 특혜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것 관련, 정계와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 수사의 마지막 관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대장동 이익이 흘러갔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공식 SNS와 팬카페에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이 대표는 19일 오후 11시 50분경 트위터에 “길고 깊은 겨울이 옵니다. 추울수록 몸을 서로 기대야 합니다. 동지 여러분, 함께 힘을 모아 이겨냅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같은 글은 팬카페에도 게시됐다. 이 대표는 20일 오전 0시 20분경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 “이장(팬카페에서 이 대표를 부르는 애칭)입니다. 길고 깊은 겨울…”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이 글에서 이 대표는 “제비가 왔다고 봄이 아닙니다. 봄이라서 제비가 온 것입니다”라며 “길고 깊은 겨울이 시작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습니다”라고 했다.
검찰은 최근 김만배 씨가 대장동 사업으로 취득한 자금 중 260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숨겨준 혐의를 받는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와 이사 최우향 씨의 구속 기간 연장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구속 기간을 늘려 이들을 조사하면서 김씨의 은닉자금 흐름을 쫓는다는 방침이다.
검찰이 이들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는 것은 김씨가 얻은 배당수익의 흐름 파악이 대장동 수사에서 중요하다고 보고 있어서다. 검찰은 이씨와 최씨 수사가 범죄수익 자체의 환수는 물론 대장동 사건 관련 남은 의혹을 확인하는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수사는 표면적으론 김씨의 범죄수익 은닉 혐의 관련 수사지만, 대장동 사업 관련 이익이 이 대표에게 흘러 들어갔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중요한 관문이란 것이 법조계 안팎의 분석이다.
정계 안팎에선 이미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한 당 대표직 사퇴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19일 민주당이 복당을 결정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돼서 당대표직을 그만두게 되면 민주당 지금 정치력 있는 중진 정치인 없지, 구심점 없지, ‘내가 민주당의 비대위원장도 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생각도 하지 않을까, 개인적인 정치적인 욕심도 보인다”고 말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지난 19일 오후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이 대표가 국회에 들어와 길을 잃은 것 같고 민주당도 길을 잃었다. 어쩌면 진보 진영 전체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볼모로 잡혀서 길을 잃어 간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가 대표직을 잠깐 내려놓고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혐의없음으로 드러나면 우리 국민이 이재명 대표를 더 찾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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