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과일경매투자 300% 이자 지급" 28억 챙긴 60대 경찰에 붙잡혀

A씨 지난달 '특경법상 사기' 혐의 檢 구속 송치
이자 최고 300% 지급 약속
전국 각지서 고소 잇따라…거래금액 2000억원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황서율 기자] 과일 경매 사업에 투자하면 최대 300% 이자 수익을 지급하겠다고 속여 투자금 28억원을 가로챈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20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1월1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60대 여성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A씨는 과일 경매 사업에 투자하면 원금과 이자를 10%부터 최고 300%까지 지급하겠다고 속이고 총 28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 67억원 중 약 39억원을 원금과 이자 명목으로 돌려준 후, 총 28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5월 중순부터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들어갔다. 이후 11월15일 A씨를 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대량의 과일을 경매로 구입해 청과물 시장에 되팔면 수익이 날 수 있다며 투자를 유도했다. 최근 물가가 크게 오른 과일이 계절별 시세 차이가 크게 난다는 것을 근거로 사기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과일을 구매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실제 과일을 구매하지도 않았고, 원금과 이자를 지불할 만큼 경제적 능력도 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앞서 투자한 사람들에게 갈취한 금액을 돌려막기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나갔다. A씨는 돌려막기 수법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신뢰를 쌓아 계속해 투자금을 부풀렸다.

또 처음에는 지인들 위주로 범행을 했으나 A씨에게 속은 사람들이 주변 지인과 친척들에게도 알리면서 피해가 더욱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피해자들을 대부분 대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문어발식으로 지인들을 통해 투자를 권유한 탓에 향후 추가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에 추가 피해자들의 고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거래금액이 약 2000억원대에 이르고 있어 피해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기를 당하더라도 곧바로 신고해 주범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 역시 A씨는 피해자들에게 신고하면 원금을 돌려주지 못한다고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사기로 인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경우 특경법상 사기죄로 가중처벌을 받는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