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 곽윤기, 이준서 없어도… 여전히 강한 쇼트트랙

김효경 2022. 12. 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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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지원. AP=연합뉴스

황대헌(23·강원도청), 곽윤기(33·고양시청), 이준서(22·한국체대) 없이도 강했다. 주축 선수가 빠졌지만 한국 쇼트트랙이 월드컵 시리즈에서 선전을 펼쳤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10월 말 1차 대회를 시작으로 네 차례 월드컵에 출전했다. 4차대회를 끝으로 19일 귀국한 대표팀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당초 대표팀에 대한 전망은 어두웠다. 베이징올림픽 1500m 금메달리스트 황대헌과 최고참 곽윤기가 가벼운 부상과 피로를 이유로 대표선발전에 불참했다. 세계선수권 종합 3위에 오른 이준서와 여자 선발전 2위 김건희(22·단국대)는 휴식 차원에서 월드컵 3·4차 대회를 걸렀다. 여자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24·성남시청)도 4차 대회는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남자 팀은 개인전에 걸린 16개의 금메달 중 무려 8개를 휩쓸었다.계주도 4차 대회를 빼고는 매번 입상(금1, 은1, 동1)에 성공했다. 여자 대표팀은 금메달 3개에 그쳤지만 최민정과 심석희의 활약을 앞세워 메달 16개를 따냈다. 혼성 계주는 멤버를 고르게 활용하면서도 세 번이나 우승해 랭킹 1위에 올랐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 AP=연합뉴스

올림픽 이후 시즌은 사실 '진검승부'는 아니다. 황대헌처럼 휴식을 취하는 선수도 많고, 먼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 불참하는 국가도 있다. 중국 귀화를 추진중인 헝가리의 류 사오린 산도르(27), 류 샤오앙(24) 형제, 우크라이나 전쟁중인 러시아 대표팀도 빠졌다. 하지만 대표팀 경쟁력을 확인했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는 성과다.

가장 활약이 눈부셨던 선수는 단연 박지원이었다. 1차 대회 3관왕(남자 1000m·1500m·2000m 혼성계주)을 시작으로 4차 대회까지 금메달 9개를 목에 걸었다. 11월 4대륙 선수권에서도 2관왕에 오르는 등 황대헌과 이준서가 없는 대표팀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2014~15시즌 처음 국가대표로 선발된 박지원은 어깨 부상 등으로 큰 대회에선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러나 2022~23시즌 선발전 2위에 오르며 3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뛰어난 체력에 인코스와 아웃코스로 모두 추월할 수 있는 능력을 뽐냈다. 4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홍경환(24·고양시청)도 3차대회 1500m 2차 레이스 금메달을 받았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길리. AP=연합뉴스

신예들도 성과를 냈다. 여자 대표팀은 주니어 무대를 휩쓸었던 김길리(서현고·18)가 첫 시니어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1차 대회에서 수잔 슐팅(네덜란드)에 밀리긴 했지만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을 따냈다. 그리고 2차대회에서 첫 금메달(1500m)을 획득해 1500m 랭킹 1위를 질주했다. 계주에선 가장 마지막에 달리는 2번 주자 역할을 맡았다. 김태성(21·단국대)와 장성우(20·고려대)는 첫 국제대회 입상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합숙 훈련과 국내 대회 출전을 이어가면서 내년 2월 월드컵 5·6차 대회를 준비한다. 3월에는 6년 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나선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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