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의 수퍼스타가 온다, 준비하라"…MLB닷컴 메인 장식한 이정후
"다음 겨울을 준비하라. KBO리그 최고의 타자가 온다." 프로야구 간판 타자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는 이미 메이저리그(MLB)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가 1년 뒤 MLB 도전을 결심했다는 소식에 미국 언론이 곧바로 주목했다.
MLB닷컴은 20일(한국시간) '이 KBO 스타가 다음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정후의 올 시즌 성적과 특징 등을 상세히 전했다. 또 "올 겨울 특급 선수들의 연쇄 이적으로 FA 시장이 꽤 거칠게 움직였다고 생각한다면, 다음 겨울도 대비를 해야 한다. 라파엘 데버스, 매니 마차도, 오타니 쇼헤이가 FA로 풀리는 데다 KBO의 수퍼스타 이정후도 MLB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정후는 지난 19일 키움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2023시즌을 마치고 MLB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2017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내년 시즌을 끝으로 7년을 채워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을 통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소속 구단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키움이 이정후의 MLB 포스팅을 반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키움은 그동안 강정호(은퇴), 박병호(KT 위즈),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팀 간판 스타들의 MLB 진출을 적극 지원해왔다. 키움 관계자도 "이정후의 도전 의지를 응원한다. 내년 초 논의를 거쳐 공식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이정후는 지난 6년간 명실상부한 KBO리그 최고 타자로 자리 잡았다. 2017년 프로 첫해부터 144경기를 모두 뛰면서 역대 신인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179개)을 세웠다. 이후에도 매년 타율 0.333을 넘기면서 안타 160개 이상을 기록했고, 2021년엔 데뷔 후 첫 타격왕(0.360) 타이틀도 따냈다.
올 시즌은 더 훌륭했다. 142경기에서 타율 0.349, 193안타, 홈런 23개, 113타점,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을 기록하면서 타격 5관왕(타율·타점·안타·출루율·장타율)에 올랐다. 그 결과 올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고, 5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MLB닷컴 역시 1년 뒤 이정후의 MLB 착륙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이정후의 사진과 기사를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배치했고, "이정후의 아버지는 KBO의 전설인 이종범(LG 트윈스 코치)이다. 아버지의 별명이 '바람의 아들'이라 이정후는 '바람의 손자'로 불리기도 했다"며 "이정후는 올해 627타석에서 삼진이 단 32개였고, 볼넷은 66개를 얻었다. 통산 타율이 0.342로 3000타석 이상 소화한 역대 KBO리그 타자들 중 가장 높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을 높이 사면서 "어느 곳으로 공이 날아오든 타격할 수 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능력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정후도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이정후에게는 '쇼케이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아직 한국 대표팀 엔트리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였던 이정후는 WBC에도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이 4강에 오르면 미국 마이애미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 내년 겨울에 앞서 빅리그 스타디움에서 뛰는 이정후를 미리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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