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비문증이 왔습니다

장은서 2022. 12. 2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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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마흔이 되면 아프다던데 저는 그런 것 없이 지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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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서 기자]

올해로 40세가 됐습니다. 다들 마흔이 되면 아프다던데 저는 그런 것 없이 지나왔습니다. 이제는 '만 나이'가 소위 '한국 나이'가 된다 하여 내 몸은 트렌드에 따라 내년에 아프려나 생각도 했습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몸이 아플 이유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문증이 온 날 바른 마스카라
ⓒ 장은서
그렇게 평화롭게 한국 나이 마흔이 지나가던 어느 날, 운전면허증 갱신을 위해 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미루고 미루다가 날짜가 임박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랜만에 찍는 증명사진에 예쁘게 나오고 싶었습니다. 또렷한 눈매를 위해 마스카라를 발랐습니다.

오랜만에 눈에 마스카라를 하려니 잘 되지 않았습니다. 마스카라를 바르는 중 눈에 계속 검은 점이 생겼습니다. 서투른 손짓에 마스카라를 눈동자에 묻혔나 싶었습니다. 곧 떨어지겠지 싶어 인공눈물을 넣고 눈을 비볐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눈에 생긴 점, 시아를 가리는 점은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마치 자동차 유리에 오물이 묻어 와이퍼로 계속 유리를 닦는데도 닦이지 않는 기분, 시야가 가려져 운전하는 데 답답한 느낌이 드는 그런 상황입니다.

결국 안과를 갔습니다. 눈에 마스카라가 붙었으니 제발 떼어 달라고 하였습니다. 사진 그냥 찍으면 되지 왜 마스카라를 했나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 눈을 한참을 살피던 의사가 한 말은 "오비이락이에요"였습니다. 마스카라는 묻어 있지 않았고 비문증이라 하였습니다.

당황한 저에게 의사는 "안구에 유리체가 있는데 여기에 혼탁하여 날파리나 검은 점들이 보이는 현상"이라며 안구 모형을 보여주며 설명해주었습니다. 홍채가 열리는 약을 넣고 눈을 다시 한 번 정밀하게 살폈습니다. 다른 이상은 없다 말했습니다. 다른 이상이 없다는 말에 안심했지만 시야가 불편해 다시 한번 의사에게 간절하게 물었습니다.

"치료할 수 있을까요?" 일단 눈앞에 검은 점이 보이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연히 빠지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좌절했습니다. "왜 그런가요?" 원인이라도 알면 앞으로 조심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원인은 "노화"였습니다.

제 나이 마흔에 결국 아픕니다. 심지어 노화라고 합니다. 친정 엄마는 "노화"라는 말에 일흔도 아니고 마흔에 노화냐고 웃었습니다. 올해 일흔이 되신 아버지는 "내 눈에는 날파리가 많이 떠 다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미 노화가 많이 진행되어 계셨나 봅니다. 

그동안 아버지의 불편함을 몰랐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나의 점만으로도 너무 불편한데 아버지는 몇 마리의 날파리가 눈에 계속 보인다니 얼마나 불편할까 걱정이 됩니다.

젊을 적 노화는 흰머리, 얼굴과 목에 생기는 주름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모르는 다양한 노화 현상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은 어떤 노화 현상을 경험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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