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서 사라진 단골손님, 낯설기만 했던 '9위' 두산

유준상 2022. 12. 2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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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BO리그 팀별 결산] ②새 사령탑과 도약 꿈꾸는 두산 베어스

[유준상 기자]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7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 사이 세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보면서 강팀 반열에 오른 두산 베어스는 누가 뭐래도 2010년대 중반 이후 최고의 팀이었다.

정규시즌 4위로 힘겹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지난해까지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올핸 한계를 체감했다. 제 몫을 해야 하는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진했다. 특히 '지난해 정규시즌 MVP' 아리엘 미란다가 일찌감치 전력에서 이탈해 짐을 쌌다.

결국 두산은 2014년 이후 8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하고 예년보다 일찍 마무리캠프를 치러야 했다. 정규시즌 최종 순위 9위, 구단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남긴 '가을야구 단골손님' 두산의 2022시즌을 돌아본다. 
 
 두산은 '신인왕' 정철원의 활약 이외에는 이렇다 할 수확을 거두지 못했다.
ⓒ 두산 베어스
위력 잃은 두산,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수 년간 FA(프리에이전트)로 여러 명의 선수를 떠나보냈던 두산은 2021시즌 종료 후에도 외야수 박건우(NC 다이노스)의 이적으로 또 한 번의 이별을 맞이했다. 김인태, 안권수, 조수행 등 주전 자리를 꿰차고 싶었던 외야수들이 공백을 메워야 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화수분 야구'에 기댈 수 있었던 두산의 야수층은 시간이 지날수록 다소 얇아졌다. 그것이 올해 성적으로 그대로 나타났다. 게다가 김재환, 허경민, 양석환 등 주축 타자들이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34개의 병살타를 친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매년 최소실책 상위권을 차지하며 물 샐 틈 없는 수비를 자랑했던 야수진은 117개의 실책을 범했다. 리그 최다 5위의 기록이었으나 지난해(89개), 2020년(85개)에 비하면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였다.

선발진도 제대로 꼬였다. 시즌 초반 미란다가 부상으로 이탈한 데 이어 '파이어볼러' 로버트 스탁은 불안한 제구로 믿음을 주지 못했다. 국내 선발 투수 중에서는 풀타임으로 시즌을 안정감 있게 보낸 투수가 없었다. 에이스 노릇을 해야 했던 곽빈, 최원준은 조금씩 아쉬움을 남겼다.

투-타 동반 부진이 길어지면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두산의 순위는 9위까지 추락했다. '명장'이라고 불리는 김태형 감독도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잠실야구장 관중석에는 주말에도 빈 자리가 듬성듬성 보였다.

그나마 5월 초부터 1군 경기에 등판해 뛰어난 구위를 자랑한 정철원의 활약이 위안거리였다. 단숨에 필승조 한 자리까지 책임진 그는 김인환(한화 이글스), 전의산(SSG 랜더스), 김현준(삼성 라이온즈) 등을 제치고 신인왕을 수상했다. 두산에서 신인왕을 배출한 것은 2010년 포수 양의지 이후 12년 만이었다.
 
 두산의 파격적인 신임 감독 선임,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받는 이승엽 감독
ⓒ 두산 베어스
새로운 감독과 시작하는 2023시즌

시즌을 일찍 끝낸 만큼 두산의 움직임도 빨랐다. 정규시즌 최종전이 끝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김태형 감독, 배영수 투수코치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전했다. 여기에 신임 감독으로 지도자 경력이 전무한 이승엽 감독을 선임했다. 말 그대로 파격적이었다.

이승엽 감독, 두산이 생각하는 방향성이 어느 정도 일치했으며, 지도자 경력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구단은 이 감독의 옆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김한수 수석코치 등 외부 코치 영입으로 힘을 보탰다.

그 다음은 '전력 보강'이었다. 더 구체적으로는 안방에 무게감을 실어줘야 했다. 4년 전 NC로 떠난 양의지에게 다시 손을 내밀게 된 이유였다. 박정원 구단주를 비롯해 구단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그의 리턴이 성사될 수 있었다. KBO리그 역대 FA 최고액(152억 원) 경신과 함께 친정팀 복귀를 알렸다.

두산은 외국인 선수 3명도 전원 교체했다. 4년 동안 동행했던 페르난데스 등 후반기에 뛰었던 선수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대신 새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과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 2020년 두산서 20승을 달성했던 라울 알칸타라를 영입했다.

큰 전력 누수가 없었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이 분발해주면 언제든지 순위 경쟁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팀으로 꼽히는 두산이다. 재임 기간 이내에 한국시리즈를 경험하고 싶다고 했던 이승엽 감독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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