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2022년 카드사 결산
2022년은 코로나19의 공포가 크게 줄어들면서 소비심리가 활성화 된 한 해로 기록됐다. 거리두기 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그간 얼어붙었던 경제가 녹아들까 기대가 컸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및 채권시장발 유동성 문제가 불어닥치면서 금융업계가 다시 크게 위축되고 말았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2022년 카드업계는 어떤 이슈들을 만났고, 대처했을까. 쿠키뉴스는 올 한해 카드업계의 중요한 사건들을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상반기 ‘호실적’ 하반기 ‘물음표’
올해 카드업계의 단순 지표만을 놓고 보자면 상반기에는 ‘호실적’, 하반기에는 ‘물음표’라고 요약할 수 있다. 상반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소비심리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카드 사용량의 증가로 이어졌고, 실적 향상으로 이어진 것.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8개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668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4938억원)보다 11.7%(1746억원) 증가했다. 이같은 실적 향상은 올해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의 증가의 영향을 받았는데, 이용액을 보면 전년동기(462조6000억원) 대비 11.5%(53조4000억원) 늘어난 516조원을 기록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롯데카드가 가장 큰 상승폭(31.1%)을 기록하면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상반기 1286억원에서 1686억원으로 400억원의 순익 확대를 기록했다. 이번 실적으로 당기순익 기준 현대카드를 제치고 업계 5위에서 4위로 부상했다.
이외에도 △삼성카드 12.3% △우리카드 10.5% △신한카드 10.0% △KB국민카드 1.8%가 각각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나카드와 현대카드의 경우 각각 16.8%, 14.0% 순익이 감소했다.
반면 3분기부터 카드사들의 실적은 감소세로 전환됐다. 신한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1757억원을 기록, 1분기 순이익인 1759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여기에 △삼성카드 203억원(1608억원→1405억원) △KB국민카드 110억원(1189억원→1079억원) △현대카드 248억원(769억원→521억원) △하나카드 77억원(546억원→469억원) △우리카드 406억원(855억원→449억원)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롯데카드만 전업카드사 중 유일하게 1분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17억원 증가한 931억원을 기록했다.
조달비용 폭증
상반기 순항하던 카드사의 실적이 급감하게 된 이유는 ‘조달비용’의 폭증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상승이 올해 말까지 지속되면서 카드사들이 주로 자금조달 창구로 이용하는 채권시장의 가격이 급등한 것.
여기에 더해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채권시장의 불안정성이 한층 더 높아지면서 카드업계는 말 그대로 ‘치명타’를 맞고 말았다. 이는 카드사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19일 기준 여신전문금융채권 AA+ 3년물 금리는 5% 후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해당 금리는 2.372%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3일 6.016%까지 치솟았다. 불과 1년도 안되는 시간 사이 2.5배 급등한 셈이다.
카드사들은 기존 채권 만기가 도래하면 같은 금액의 채권을 재발행해 차환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문제는 시장금리가 오르면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다. 지난 10월 말 기준 7개 신용카드사의 차입부채 잔액은 97조원으로 이 중 내년 말까지 37%, 2024년 말까지 63%의 만기가 도래한다. 신규발행채권 금리와 만기도래채권 금리 차이는 최대 4%로, 최종적인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약 7000억원 증가하고, 내년에도 올해 대비 약 1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조달비용의 증가는 결국 카드사들의 ‘허리끈 졸라매기’로 이어졌다. 마케팅이나 오프라인 행사 등 이전 일상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이벤트들이 하나둘 씩 사라진 것. 2022 카타르월드컵이나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을 위한 카드사 이벤트들이 실종된 뒷배경이 바로 이 때문이다.
애플페이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3강 체제’가 유지되던 한국의 간편결제 시장에 느닷없이 ‘애플페이’라는 초강력 주자가 대두됐다.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은 올해 초부터 조금씩 나왔던 사항이지만, 본격적인 상륙 시점 이야기는 10월 말부터 진행됐다.
애플페이는 지난 5일 금융감독원 약관 심사를 통과하고 법률 검토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현재 추이대로라면 올해 말은 힘들고 내년 초 즈음이면 한국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간편결제 시장에 애플페이가 상륙한다면 당장은 아니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맞서기 위해 카드사들이 이례적으로 힘을 합쳐 ‘오픈페이’ 서비스를 구축하고 출시일자를 확정했다.
오픈페이는 신한·KB국민·롯데·하나·우리·NH농협·비씨카드 등 삼성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가 함께 만든 간편결제 서비스다. 지난 15일부터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에서 먼저 이용할 수 있으며, 신한카드는 최종 테스트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오는 2023년 2월 합류 예정이고, 현대카드와 농협카드, 비씨카드는 참여시기를 추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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