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가요 뷰] 앨범 판매량 증가, 팬덤 확장으로만 볼 수 있나…케이팝 음반 호황의 이면
팬데믹 반사 이익·걸출한 신인 그룹 등장이 수출 증가 견인
과잉소비 부추기는 문화 자제해야...음반 쓰레기 문제 심각
음반 수출 2억 달러를 넘긴 케이팝 산업의 이면에는, 부작용도 뒤따른다. 케이팝 음반의 호황기는 반가운 일이지만 이를 팬덤의 확장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안타깝게도 케이팝 수출 호황을 이끈 주요 매출이 지구의 위기를 자초하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18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음반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한 2억1569만8000달러(2821억원)로 집계됐다. 작년 1∼12월 연간 수출액 2억2085만달러(2889억원)에 육박한 수치다.
12월 음반 수출액이 516만2000달러(68억원) 이상만 기록하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게 된다. 케이팝 호황이 이어지면서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4월 446만4000달러(59억원)를 기록한 이후 월별 음반 수출액이 520만달러를 밑돈 적이 없어 신기록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수출 대상국별로 살펴보면 일본이 7751만3000달러(1014억원)로 1위였다. 중국 5087만9000달러(665억원)로 2위, 미국 3528만8000달러(462억원)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대만, 태국, 네덜란드, 독일, 홍콩, 인도네시아, 프랑스가 케이팝 음반 수출 대상국 ‘톱 10’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수출 증가세를 두고 팬데믹 시기 콘서트가 열리지 못한 데 따른 ‘반사 이익’과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걸출한 신인 가수가 나온 덕도 컸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앤솔러지 음반 ‘프루프’와 스트레이 키즈의 ‘맥시던트’가 서클차트 기준, ‘트리플 밀리언’ 인증을 받았고, 블랙핑크와 NCT 드림·세븐틴의 음반은 200만장 이상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방탄소년단 진, NCT 127,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트와이스, 아이브, 에이티즈, 엔하이픈, 에스파 등은 ‘밀리언’ 기록을 달성했고, 특히 아이브는 데뷔곡 ‘일레븐’부터 ‘러브 다이브’ ‘애프터 라이크’가지 3연타 히트에 성공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과잉소비 부추기는 케이팝 문화 우려...음반 쓰레기 문제 심각
하지만 업계에선 음반 판매량과 팬덤의 증가를 비례한다고 볼 순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음반에 포함된 팬 사인회, 랜덤 포토카드 등의 특전과 구성품을 얻기 위해 여러 장의 앨범을 중복으로 구매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가수를 차트 상위권에 진입시키기 위함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다. 실제로도 듣지도 않을 수백 장의 플라스틱을 구매하고 버려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기 일쑤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과잉소비를 부추기는 케이팝 문화, 6000만장의 플라스틱은 어디로 가는가’라는 제목을 붙인 보도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자료에서 “대부분의 앨범 케이스는 플라스틱 소재지만, 분리배출에 대한 내용이 분명하게 표기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게다가 그 커버와 구성품 또한 대체로 코팅지로 이루어져 있어 재활용이 불가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종이류’로 분류되는 앨범 내 구성품 쓰레기들은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에 적용되지 않을뿐더러,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폐기물 부담금 또한 기획사들의 수익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했다.
팬덤 사이에서도 음반 중복 구매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자 소속사들도 음반을 친환경 소재로 제작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음반을 친환경 소재로 제작하는 걸 넘어서 음반 판매량에만 집중하는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팬덤 위주의 음반 중복 구매가 오히려 케이팝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역시 엔터사와 차트사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먼저 “엔터사가 소비자보호법 취지에 맞게 포토카드 등 구성품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팬사인회와 팬미팅 등의 특전 제공에서 무작위 추첨 과정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앨범을 많이 구매한 순서로 특전을 제공하는 ‘줄 세우기’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팬들의 경쟁심을 자극하는 음반차트의 집계 기준을 확실하게 공개하고 시스템을 전환하려는 노력 또한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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