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2022년 압도적 1위인 이유 [하재근의 이슈분석]

데스크 2022. 12. 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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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안 DB

한국갤럽의 '2022년 올해를 빛낸 가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30대 이하(13~39세)에서는 방탄소년단이 29.4%의 지지로 1위, 40대 이상에서는 임영웅이 33.0%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각각 방탄소년단과 임영웅이 가요계를 양분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전체 1위는 임영웅일 것으로 추정된다. 방탄소년단은 30대 이하에서 1위에 올랐지만 40대 이상에선 1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반면에 임영웅은 40대 이상 1위일 뿐만 아니라 30대 이하에서도 뉴진스와 함께 공동 5위에 올랐다.


만약 임영웅과 방탄소년단이 똑같이 절반의 연령대에서만 1위를 하고, 다른 연령대에선 1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전체 1위는 임영웅이다. 왜냐하면 방탄소년단이 1위를 한 30대 이하보다 임영웅이 1위를 한 40대 이상의 인구수가 더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임영웅은 지지율이 더 높기까지 하다. 방탄소년단이 30대 이하에서 29.4%, 임영웅은 40대 이상에서 33%다. 이 수치로만 따져도 임영웅이 전체 1위일 텐데 게다가 30대 이하에서도 5위에 올랐으니 가히 ‘넘사벽’, 압도적 전체 1위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지율의 합산으로 양적인 차원에서 전체 1위를 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그 질적인 차원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1위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30대 이하 10위권과 40대 이상 10위권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 가수는 임영웅이 유일하다. 임영웅만 세대를 초월한다는 이야기다.


90년대 댄스음악 혁명, 2000년대 아이돌 독식 한류시대 이후 우리 가요계에선 세대차이가 극심했다. 최고 인기스타라고 해도 어느 연령대에선 그 가수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래서 국민가수라는 단어가 사장되다시피 했다. 그 단어를 되살린 이가 바로 임영웅인데, 이번 갤럽 조사 결과에서 그런 임영웅의 범국민적 인기가 다시금 확인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 가요계, 언론계에선 그동안 임영웅의 매우 특별한 위상에 대한 인정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국민가수라기보다, 종편 트로트 오디션 출신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그저 인기 트로트 스타 정도로만 대우했을 뿐이다. 똑같은 ‘60대 노부부 이야기’도 김광석이 부르면 트로트가 아닌데 임영웅이 부르면 트로트라며, 임영웅을 트로트라는 특정 부문에만 한정 지으려 했다.


그 결과 임영웅은 가수로서의 평가에 불이익을 당했고, 여러 시상식에서도 트로트 이외의 부문에서 심사상의 불이익을 당했다. 트로트 전문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일부 젊은 세대가 임영웅을 덮어놓고 무시하기도 했다.


그러다 올해 임영웅이 앨범을 내고 콘서트를 하면서 비로소 언론의 인식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이젠 임영웅을 트로트만의 가수가 아닌, 다양한 장르를 하는 ‘그냥’ 가수 더 나아가 전 세대의 호응을 받는 국민가수로 인식이 변해가는 추세다. 그렇게 인식이 변해가고 있지만 여전히 일각에선 기존의 선입견을 고수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갤럽 조사 결과가 임영웅이 올해 최고의 뮤지션이며, 이 시대의 국민스타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함께 발표된 ‘올해의 가요’에선 임영웅이 40대 이상 선택 10위권에 무려 3곡이나 진입시켰는데, 그 3곡 중에서 트로트는 한 곡도 없다.


이 조사 결과가 알려지자 인터넷상에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임영웅은 특정 장르, 특정 세대에 갇힌 가수라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하며 다양한 세대로부터 사랑 받는 국민가수라는 인식이 더 널리 퍼져가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한 매체의 전문가 대상 조사에선 올해의 가수로 임영웅이 아닌 아이돌이 선정됐다. 업계 인사들의 인식이 얼마나 ‘그들만의 세계’에 갇혀있는지 이번 갤럽 조사 결과가 말해준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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