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와 백화점 사이 낀 ‘가전양판’, 위기 탈출법도 제각각

최승근 2022. 12. 2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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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올해만 30여곳 폐점…메가스토어로 대형화
전자랜드, 신규 오픈 보다 리뉴얼 주력할 듯
가전 중심에서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온라인몰 사업 확대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동탄호수공원 디지털 플레이그라운드 전경.ⓒ롯데하이마트

한국을 대표하는 가전양판기업 두 곳이 나란히 수장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 때는 풍부한 현금 유동성으로 그룹을 대표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이커머스와 백화점 등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침체를 겪고 있어서다.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최근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롯데하이마트는 황영근 대표에 이어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가 수장직을 맡게 됐고, 전자랜드는 옥치국 대표가 물러나고 김찬수 신규사업부문장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코로나19 초기만 해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가전과 인테리어 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엔데믹 전환으로 야외활동이 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사 수요가 줄면서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소비 환경의 변화도 한 몫을 차지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쇼핑 비중이 급격히 늘면서 가전시장에서도 이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기업들의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했다.


특히 매장을 거치지 않는 직거래 방식으로 가격을 낮춘 데다 쿠팡 등 일부 기업들이 배송에 더해 설치 서비스까지 내놓으면서 오프라인 매장 만의 경쟁력이 힘을 잃었다.


오프라인에서는 백화점이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했다.


이커머스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고급화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기존 가전양판점과 비슷한 가격 수준의 공격적인 영업력까지 더해지면서 가전양판점은 설 자리가 점차 좁아졌다.


여기에 직구 등 해외에서도 간편하게 가전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되면서 가전양판점의 비중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에 업계 1위 하이마트는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적자전환 했고, 최근에는 10년 차 이상 혹은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받고 있다. 전자랜드의 경우에는 작년 연간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전자랜드 파워센터 용산본점에서 고객들이 안마의자를 체험하고 있다.ⓒ전자랜드

부진 점포 줄이고 대형화, 자사 온라인몰 영역 확대 투트랙 전략

신임 대표를 선임한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모두 내년을 기점으로 적극적인 활로 모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점포 효율화와 동시에 자사 온라인몰을 강화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하이마트는 기존 부진 점포에 대한 폐점‧통폐합을 통해 전체 매장 수를 줄이는 대신 규모를 키운 메가스토어를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일반 로드점의 경우 작년 말 기준 339곳에서 올 3분기 말 320곳으로 19곳 줄었다. 연말까지 10여곳을 더 줄일 계획이다.


지난달 동탄2신도시에 23번째 메가스토어를 연 하이마트는 내년에도 10여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메가스토어는 기존 매장에 비해 체험형 공간을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겨냥해 게이밍 PC, 드론, 코딩 로봇 등 구색을 확대했고 일부 매장에서는 그룹 계열사인 롯데칠성음료와 협업해 와인매장을 꾸미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의 한샘 투자를 계기로 향후 하이마트 매장이 가전은 물론 가구와 생활용품까지 아우르는 혼수‧이사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외에도 PB상품을 강화하고 애플, 다이슨 등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 차별화를 시도할 방침이다.


전자랜드는 지방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한 매장 신규 오픈과 노후 점포에 리뉴얼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8개의 매장을 새로 열고 3곳은 리뉴얼 했다.


다만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수준의 투자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작년 적자에 이어 올해도 신규 오픈, 리뉴얼 등에 대한 투자로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금리, 환율, 물가 등 이른바 3고의 영향으로 소비심리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사 수요도 개선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신규 오픈 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노후 점포 리뉴얼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와 함께 꾸준히 공을 들여온 자사 온라인몰에 대한 경쟁력 강화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랜드는 작년 서울청과와 합작해 ‘선한과일’을 론칭하고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제철 과일을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식품‧가구‧뷰티·패션‧여행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몰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신임 대표로 선임된 김찬수 신임 대표가 마케팅 팀장, 온라인영업부문장, 상품부문장, 신규사업부문장을 역임한 만큼 자사몰과 온라인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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