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내년 1%대 저성장에도…금리 인상 계속된다

이호연 2022. 12. 20.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금리·고물가 속 글로벌 경기 침체
최종 금리 3.5% 전망, 주담대 8%
내수위축·이자부담 등 생활고 가중
지난 6월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아래)와 감만부두(위)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뉴시스

한국 경제의 내년 성장률이 1%대까지 떨어지며 경기 둔화 수렁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글로벌 복합 경제 위기에서도 2%대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전 세계 경기가 하강하며 우리나라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성장 둔화와 경기침체 경고등이 켜진 상황 속에서도 미국 정책금리 인상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기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 잠재성장률 하향...1.5% 전망도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전망 기관들은 국내 경제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2%대로 여겨지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 14일 ‘아시아 경제전망 보충’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1.5%로 제시해 이목을 끌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1.8%), 한국은행(1.7%), 한국개발연구원(1.8%) 등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보다 낮은 수준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1.9%),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 한국금융연구원(1.7%), 한국경제연구원(1.9%) 등의 전망치보다도 낮다.


우리 정부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내수 위축으로 국내 경기둔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상승 등 무역수지 악화 요인도 여전하다. 실제로 한국은 올해 역대 최고 수출액을 달성했음에도, 에너지 수입 증가 등으로 무역 적자폭(올해 11월까지 누적)이 전년 동기 대비 723억 달러까지 확대됐다. 여기에 단기 자금시장 경색까지 발생하며 기업 투자도 상당기간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아세안+3 거시경제 조사기구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은 1.9%로 제시하면서 경제 위험 요소로 ▲원자재 가격 인상 재개 ▲공급망 혼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상보다 빠른 정책 금리 인상 ▲가계 및 기업 부채 ▲선진국의 급격한 경기 둔화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 등을 꼽았다. 암로는 “한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높고 하방 위험 요인이 크다”며 “통화·재정 긴축이 필요하지만 신중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연합뉴스

◆ 고물가 장기화, 대출금리 또 뛴다

성장률은 하향했는데 고물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6%대를 넘었던 물가는 정점을 지났으나 여전히 5%대 높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물가 상승률은 떨어지지 않고 있으며, 기대인플레이션도 여전히 4%대로 높은 수준을 기록중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상승률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 내년에는 공공요금 추가 인상 요인도 있다.


이에 한은은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 성장률이 낮아져도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를 현재 3.25%에서 3.5%로 0.25%포인트(p) 올린 뒤 기준금리 사이클을 종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들 6명 중 3명도 상당수도 내년 최종 기준금리는 3.5% 내외가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연준의 최종 정책금리 인상 수준과 원・달러 환율 급등 등은 변수다. 연준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75~4.0%에서 4.25~4.5%로 올렸다. 한국과의 기준금리 상단 격차는 1.25%p다. 연준 역시 내년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 또 한 번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을 단행할 시 한미 간 금리 격차는 1.5%p까지 벌어진다. 금리 격차 확대는 자본유출 우려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한은도 추가 금리인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금리도 치솟는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내년 8%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소득 증가보다 대출이자 부담이 크게 늘면서 취약층의 부실상환 등 은행 건전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는 염려다. 올해 연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1년 전보다 대폭 줄어들면서 이같은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2004년 통계작성 이후 18년 만의 첫 감소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권의 대출 증가율도 올해(5%대)보다 둔화한 4%대에 머물 것으로 점쳐진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