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판매 대박난 박재범 소주…"왜 전통주 수혜 받나" 논란

최선을 2022. 12. 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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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 중인 ‘원소주 크리스마스 에디션’. 사진 원스피리츠


가수 박재범이 내놓은 ‘원소주’가 오프라인에 이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도 대박을 터뜨리자 전통주 기준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전통주로 분류되면 세금 감면과 온라인 판매 허용 같은 혜택을 받기 때문에 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정부가 막걸리 등 일부 주종을 전통주에 추가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수입산 원료로 만든 술이 전통주가 맞느냐’는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20일 원소주를 판매하는 원스피리츠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한 지난달 21일 이후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21만 병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증류식 소주인 원소주는 MZ세대 사이에서 연말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입점 당일에는 하루 만에 초도 물량 5만 병을 ‘완판’하는 기록을 세웠다.

원소주의 대박 행진을 바라보는 주류 업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현행법상 주류의 온라인 판매는 금지되지만, 전통주는 예외다. 원소주는 강원 원주 농협과 함께 원주 쌀을 100% 사용해 전통주(지역특산주)로 인정받아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주 수혜를 막걸리 등 우리 고유의 술이 아닌 ‘힙한 술’이 받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① 헷갈리는 전통주 분류 기준


전통주 등의 산업 진흥에 관한 법(전통주산업법)과 주세법 등에 따르면 전통주는 정부 또는 시·도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제조하거나 식품명인이 제조한 술(민속주), 농업경영체가 생산하거나 양조장 소재지 시·군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술(지역특산주)로 나뉜다. 여기에 해당하면 주세 50% 감면과 온라인 판매 허용 혜택을 받는다.

문제는 법률상 전통주 기준이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국순당·장수막걸리는 전통주에 해당하지 않는다. 백세주·화요 등도 마찬가지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월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내에 전통주산업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통주에 포함된 지역특산주를 별도로 분리하고, 막걸리 등을 전통주에 포함하겠다는 게 골자다.


② 수입산 원료 쓴 술이 전통주?


막걸리를 전통주로 분류하려고 하자 또 다른 쟁점이 생겼다. 수입산 쌀을 사용하는 막걸리를 전통주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대형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는 “국산 쌀과 수입산 쌀의 가격 차가 크기 때문에 대형 막걸리 회사들은 현실적으로 수입산 쌀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정헌배 중앙대 명예교수는 “고유의 가치를 계승한다는 측면에서 막걸리를 전통주에 넣는 건 옳지만, 수입산 원료를 대부분 사용한 제품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농식품부 국정감사에서도 국산 농산물 소비 확대를 위해 국내 대형 막걸리 브랜드를 전통주로 편입시켜선 안 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전통주산업법 개정도 해를 넘기게 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주종 문제였는데, 지금은 수입산 원료가 쟁점이 돼서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③ 온라인 주류 판매 확대 찬반


전통주 기준 논란에 이어 온라인 주류 판매 확대 논쟁도 불붙었다. 전통주 시장이 점차 커지고, 젊은 층 사이에서 온라인으로 술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특히 수제맥주 업계는 “영세한 업체의 경우 유통 채널 확보가 어렵다”며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한다. 전통주로 인정받으려 해도 국내에서 맥아를 생산하는 곳이 군산 한 곳뿐이라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주장한다.

반대 입장도 팽팽하다. 청소년이 주류를 구매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고, 주류를 취급하는 도·소매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당장은 일부만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다른 주종까지 확대를 요구할 테니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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