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리한 경선 룰 변경, 국힘은 이준석 사태 교훈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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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19일 당헌·당규를 고쳐 차기 당 대표를 '당원투표 100%'로 선출하기로 의결했다.
현재 '당원투표 70%, 일반국민 여론조사 30%' 규정에서 여론조사를 뺀 것이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한 달 전만 해도 '당원투표 비율을 90%로 조정'이라는 국민일보 보도에 대해 "생전 들어보지 못한 생각, 머릿속에 전혀 있지 않은 얘기"라고 말했다.
그런 여당에 국민이 표를 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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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19일 당헌·당규를 고쳐 차기 당 대표를 ‘당원투표 100%’로 선출하기로 의결했다. 현재 ‘당원투표 70%, 일반국민 여론조사 30%’ 규정에서 여론조사를 뺀 것이다. 변경안은 20일 상임전국위원회, 23일 전국위원회 등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당 대표 선출 방식을 바꾸는 것은 경기의 룰을 바꾸는 일이다. 경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고 조정하는 공론화 작업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그런 과정이 없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한 달 전만 해도 ‘당원투표 비율을 90%로 조정’이라는 국민일보 보도에 대해 “생전 들어보지 못한 생각, 머릿속에 전혀 있지 않은 얘기”라고 말했다. 당 최고책임자의 머릿속에도 없던 얘기가 한 달 만에 의결까지 된 셈이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선출 방식을 변경하면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등 특정 인사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온다. 선출 방식 변경이 친윤계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지율이 높은 친윤계 후보가 없는 상황을 고려해 결선투표제를 도입했다는 지적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원투표 100%를 지지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공정성 시비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 정 위원장은 “집권여당의 단결과 전진을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지만, 집권여당의 분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를 몰아내기 위해 무리한 징계를 했다가 3개월 동안 지독한 내분을 겪었다. 윤석열정부 출범 초기의 황금 같은 시간을 내부 권력 다툼을 벌이다 허송세월했다. 그런데 전당대회 룰 변경으로 다시 내분을 겪을 조짐이 보인다. 내부 갈등도 조정하지 못하는 집권여당이 야당과 제대로 타협할 능력이 있을 리 없다. 그런 여당에 국민이 표를 주겠는가. 무리한 선출 방식 변경을 재고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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