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적정성 결정 최종 채택…韓 기업 영국 진출 수월해진다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영국이 한국에 대한 ‘개인정보보호 적정성 결정’을 최종 채택했다. 이로써 영국에 진입한 국내 기업들이 별도 절차 없이 영국 시민의 개인정보를 우리나라로 들여와 사업 활동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19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이하 DCMS)의 한국에 대한 ‘개인정보보호 적정성 결정’을 최종 채택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한 이후 적정성 결정을 부여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적정성 결정은 타국의 개인정보보호 수준을 평가해 자국의 개인정보 이전이 가능한 국가로 승인하는 제도다. 현재 EU·영국·일본·브라질 등이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국 기업은 영국 내 개인정보를 추가적인 인증이나 절차 없이 국내로 이전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8월 영국은 EU 탈퇴 이후 한국·미국·호주·싱가포르·콜롬비아·두바이국제금융센터 6개국 및 기관을 적정성 결정 우선 추진 대상국으로 공식 발표했다. 양국 담당부처인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영국 DCMS는 총 20여회에 걸친 실무회의를 거쳐 지난 7월 공동으로 개인정보보호 적정성 결정 채택합의를 발표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국외 이전이 가능한 개인정보 종류에 금융 데이터가 포함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개인정보위가 EU로부터 최종 승인 받은 적정성 결정에는 EU에서 사업 중인 국내 전자금융사, 은행기관 등은 기존 승인 절차인 표준계약조항(SCC)을 이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번 결정을 통해 영국의 개인정보를 국내로 이전하고자 하는 국내 기업들은 다양한 혜택을 누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CC는 프로젝트 건당 최소 3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 이상의 비용과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적정성 결정으로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의 시간 및 비용 부담을 비롯해 법적리스크 감소로 적극적인 영업 활동이 가능하게 됐다.

예를 들어 네이버 클라우드와 같은 국내 기업이 영국에서 대규모 서비스를 확장하더라도 개인정보 보호 관련 비용이나 인적 자원 증대가 필요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쇼핑, 헬스케어,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 영역에서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 2차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영국 기업이 한국 고객의 개인정보를 국외로 이전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는 영국 고객의 개인정보를 국내로 이전하는 것만 가능하다. 2차 개정안은 지난달 22일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으며. 향후 정무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를 거쳐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개인정보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이번에 채택되는 적정성 결정의 효과와 국내기업의 활용방안 등을 공유하기 위해 20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우리 기업을 위한 한-영 적정성 결정 활용 설명회'를 개최한다. 온라인 설명회는 영국 진출 예정 기업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간 진행된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