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88억원 삭감"vs"민주당 거짓말"…서울교육청 예산 논란

전민희 2022. 12. 1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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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망신을 당해야 한다'며 지역구 경쟁상대인 송모 더불어민주당 지역 위원장이 내건 펼침막 위에 '거짓말'이라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배현진 페이스북

서울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여당과 교육청‧야당 간에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교육청과 야당은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예산이 5688억원 삭감됐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여당 의원은 “전년보다 2조 늘었다”며 “거짓 선동”이라 반박했다.

19일 서울시교육청은 앞서 16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교육청 예산이 5688억원 삭감된 것에 대해 “교육 현장에서 깊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입장문을 냈다. 하지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전년보다 2조 늘었는데, 거짓 선동 좀 그만하라”는 글을 올렸다. 배 의원은 민주당 측이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을 외면하냐”는 현수막을 내걸자 “민주당 거짓말에 속지 않는다”는 반박 현수막을 설치하기도 했다.

예산 삭감 주장은 거짓말일까. 시의회에서 의결된 교육청 내년도 예산안은 12조3277억원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원안 12조8915억원에 비하면 5688억원 삭감된 것이 맞다.

하지만 예산 총액을 지난해와 비교하면 2조 넘게 늘어난 게 맞다. 교육청 올해 예산은 10조5886억원인데 내년도 예산은 2조3029억원 증가했다. 올해 이렇게 예산이 많이 늘어난 이유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비롯한 중앙정부 이전수입 증가 등의 영향이다. 교육청 예산의 70%를 차지하는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와 연동돼 세금이 많이 걷히면 그만큼 증가하는 구조다.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이 지난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아쉬움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의회 캡쳐]


교육청 "예산 삭감으로 88개 사업 운영 차질"


교육청은 늘어난 비용의 절반 이상인 1억2083억원은 기금전출금이라고 밝혔다. 기금은 내국세 축소 등 교부금이 줄어들 때를 대비해 적립하는 일종의 ‘저축’ 개념이다. 예산이 2조 넘게 늘었어도 절반 이상은 교육청이 마음대로 쓸 수 없게 묶어둔 셈이다. 이외에 인건비(2284억원), 학교 운영비(2288억원) 같은 경직성 비용 증가분을 제외하면 교육청 편성 예산 중 9.2%에 달하는 규모가 깎인 셈이다. 정진술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예산 증가는 기금과 인건비 증가분을 뺀 사업비와 운영비를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예산 삭감으로 88개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58개 사업은 예산(3172억원)이 전액 삭감됐고, 30개 사업은 예산(2516억원)이 줄어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조희연 교육감의 주력 사업인 디지털 교육 예산이 큰 폭으로 줄었다. 전자칠판 보급과 학생들에게 태블릿 PC를 보급하는 '디벗' 사업 예산은 2514억원 삭감됐다.

지난 4월 1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맞춤형 디지털 학습 프로그램 '디벗'(디지털+벗) 발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또 학교의 공공요금 지출 등에 활용하는 학교기본 운영비(1829억원)도 삭감됐다. 교육청은 전액 삭감으로 학교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공립학교(1281곳) 한 곳에 지원하는 기본 운영비도 4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7000만원 줄었다.

이에 대해 정지웅 서울시의회 의원(국민의힘)은 “학교 운영비는 공공요금을 포함해 학교에서 쓸 수 있는 자율 예산이다. 학교당 4억5000만원은 공과금을 내기 부족하지 않은 예산”이라고 반박했다.

조 교육감은 예산 삭감에 대해 ”교육공동체의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돼 안타깝다“며 ”시의회는 그동안 보여준 서울교육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학부모와 시민의 걱정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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