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용산 대통령실 위성사진 찍었다…정찰위성 장치 성능은?

정영교 2022. 12. 1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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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은 19일 "국가우주개발국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시험을 진행했다"면서 "정찰위성 발사의 최종관문 공정을 거쳤다"라고 밝혔다. 사진은 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로 찍은 서울과 인천 일대의 모습. 노동신문

북한이 용산 대통령실 일대를 촬영했다고 공개한 위성사진을 놓고, 정보당국과 전문가들은 "정찰위성으로 쓰기엔 아직 수준이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이 인공위성을 특정 궤도에 쏘아 올릴 능력은 갖췄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은 19일 관영 매체를 통해 전날 정찰위성 개발을 위해 '위성시험품' 성능을 시험했다며 발사체를 비롯해 서울ㆍ인천 일대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우주환경조건에서의 촬영기 운용 기술과 통신장치들의 자료처리 및 전송능력, 지상관제 체계의 추적 및 조종 정확성을 비롯한 중요 기술적 지표들을 확증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공개한 흑백 사진에는 서울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한강 교량과 인천항이 담겼다. 확대하면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삼각지 일대도 확인된다. 북한이 자체 위성 사진으로 서울 일대를 촬영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해당 사진을 공개하며 "20m 분해능(해상도) 시험용 전색촬영기 1대와 다스펙트르(멀티스펙트럼) 촬영기 2대, 영상 송신기와 각 대역의 송수신기들, 조종장치와 축전지 등을 설치한 위성시험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위성영상은 고해상도의 팬크로매틱(Panchromatic) 영상 정보와 저해상도의 다중분광 영상정보를 합성해 활용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색촬영기는 고해상도의 흑백 영상을 획득하는 팬크로매틱 카메라를, 멀티스펙트럼 촬영기는 다수의 파장 대역(가시광선·적외선·자외선 등)에서 컬러 영상데이터를 얻는 다중분광 카메라를 각각 지칭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이 2012년 4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외신 기자들에게 공개한 '광명성-3호' 인공위성의 모습. AFP, 연합뉴스

그런데 북한이 주장한 20m의 해상도와 관련 장영근 항공대학교 교수는 "통상 군사용 정찰위성은 해상도가 0.5m 이상으로, 20m 해상도는 군사위성이나 정찰위성으로 보기엔 수준이 낮다"며 "다만 관측 폭이 넓다면 한 번에 넓은 지표면의 관측이 가능하고, 3대의 촬영기를 장착했다면 대다수의 광학 장치(미러ㆍ렌즈 등)는 공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당장 군사용 위성으로 활용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해 군사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의 로켓 발사 기술과 위성 운용 기술 등을 보다 중요한 요소로 평가하고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정찰위성을 운용하기 위해선 지상에서 계속 관제를 하는 것은 물론 핵심 목표를 정찰할 때 고도의 자세 제어 기술이 필요하다"며 "관련 기술과 장비는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중국 등의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정찰위성 기술을 완벽하게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도 서울 상공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며 "내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외교가에선 "한·미가 정보자산으로 획득한 대북 정보를 소상히 밝히며 압박하는 전략을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도 서울을 내려다 보고 있다'는 걸 과시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동시에 "지상에서 충분히 모의로 진행 할 수 있는 실험을 500㎞ 상공에서 하는 건 도발을 실험으로 포장하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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