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앱서 게임 띄우자 쿠폰 회수율 5배…유통가 O4O 전략

백일현 2022. 12. 1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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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는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는 원둥이NFT를 내놓았다. 모바일앱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하고, 충성도 높은 고객들의 커뮤니티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사진 이마트24


#1. 편의점 이마트24는 상품이 등장하는 게임을 하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모두 쓸 수 있는 쿠폰을 주는 모바일앱을 지난달 론칭했다. 디저털에 존재하는 대체불가토큰(NTF)을 오프라인에서 경험해 보는 공간도 서울 삼청동 이마트24 점포에 선보였다.

#2. 패션기업 LF는 명품시계 멀티편집숍에서 롤렉스 등 프리미엄 시계를 빌려주는 서비스를 이달 시작했다. 인터넷 LF몰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실시간으로 비교하면서 동시에 서울 압구정동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 검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18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주요 업체들이 온라인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오프라인 사업에 활용하는 O4O(Online for Offline),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되는 단계인 OMO(Online Merge with Offline) 전략을 심화시키고 있다. 온라인의 오프라인 진출을 뜻하는 단순한 O2O(Online to Offline)를 넘어 온라인의 편리함과 오프라인의 차별화한 경험을 결합해 매출과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는 시도다.


편의점 앱에서 게임…쿠폰 회수율 5배 늘어


이마트24가 만든 모바일앱은 ‘다른 그림 찾기’ 등 다양한 게임으로 상품을 노출한다. 게임에 대한 보상을 주되 지속할수록 난도를 높이고 매주 1~100위를 뽑아 추가 보상을 제공하는 랭킹 제도도 운영한다. 신호상 이마트24 마케팅담당 상무는 “고객들이 끊임없이 찾도록 하는 습관화를 통해 가맹점 매출을 증대하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그 결과 최근 한 달간 앱 하루 이용자 수(DAU)는 이전 대비 2.2배 이상 늘었다. 앱 접속 고객 중 약 절반이 게임을 이용하는데, 일반 편의점 앱에 비해 앱에 머무는 시간이 9배 높고 보상으로 지급하는 쿠폰 회수율도 일반 쿠폰 대비 5배 높았다.

이마트24 매장에서 모델들이 이마트24 모바일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이마트24


또 오프라인 매장에서 삼각김밥·컵라면·커피 등의 코스튬을 입고 있는 편의점 캐릭터 ‘원둥이 NFT’를 선보이고 정기 할인 혜택을 연계했다. 예컨대 커피원둥이 NFT를 산 고객에게는 매달 이프레쏘 아메리카노 3잔을 무료로 제공하는 식이다.

그러자 하루 만에 우유 구매 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밀크원둥이 NFT가 가장 먼저 완판됐고, 맥주원둥이 NFT는 87%의 판매율을 보였다.


NFT 융합 콘텐트도 봇물


이 같은 시도는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 CU도 자체 앱 ‘포켓CU’를 O4O 사업의 구심점으로 활용 중이다.

CU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점포별 실시간 재고 조회 서비스는 지난 8개월간 월 평균 400만 회, 총 3200 만회 이용 건수를 기록했다. 연세우유 크림빵 등 인기 상품을 찾는 창구가 됐다는 평이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미리 예약하면 지정한 날짜와 점포에서 상품을 픽업할 수 있는 주류 예약 구매 서비스 매출도 전년 대비 165.5% 늘었다.

편의점 CU는 앱 포켓 CU를 오프라인 편의점을 온라인으로 상권을 확대하며 고객과 점포를 긴밀하게 이어주는 O4O(Online for Offline) 사업의 구심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 CU


온·오프라인 업체 간 협업도 활발하다. 세븐일레븐은 다음달 12일까지 게임 업체와 손잡고 모바일 MMORPG 게임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팝업스토어를 서울 중구 중국대사관점 2층에 50여 평 규모로 연다. 게임 업체는 유통 채널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유통 업체는 고객 수 증대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노린다.

세븐일레븐은 다음달 12일까지 약 한 달간 게임사와 손잡고 모바일 MMORPG 게임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팝업스토어를 서울 중구 중국대사관점 2층에 50여평 규모로 연다. 사진 세븐일레븐


롯데백화점은 오는 23일 NFT와 ‘피지컬 아트(오프라인에서 진행하는 일반 갤러리)’ 콘텐트가 융합된 ‘피지털(Physical+Digital)’을 테마로 한 공간인 ‘넥스트 뮤지엄’을 연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엑스와 협업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2층 330㎡(약 100평) 규모로, 패션·식음료 브랜드도 전시회에 참여하고 피지컬 작품과 디지털 NFT 작품을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이승희 롯데백화점 영업전략부문장은 “성장하는 블록체인 기술과 시장성을 유통업 오프라인 공간에 적용해 시너지를 발휘하려 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NFT와 ‘피지컬 아트(오프라인에서 진행하는 일반 갤러리를 일컫는 말)’ 콘텐츠가 융합된 ‘피지털(Physical+Digtal)’을 테마로 ‘넥스트 뮤지엄(Next Museum)’을 23일 연다. 사진은 전시 포스터. 사진 롯데백화점


이 밖에 패션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고른 뒤 QR 코드를 활용해 온라인에서 결제하고, 제품을 택배로 받아볼 수 있는 O4O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재고와 반품을 줄일 수 있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을 섞은 경우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면서 여러 업체가 경쟁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현재로썬 소비자들이 받아들이기 쉽도록 유희(엔터테인먼트) 형태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에서 물건을 주문해 받기처럼 온라인의 오프라인 진출을 뜻한다.
☞O4O=Online for Offline.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기업이 온라인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오프라인 사업에 활용하는 것. 온라인으로 매장 재고 상황과 행사 상품을 확인한 뒤 오프라인 매장 찾게 하기 등이다.
☞OMO=Online Merge with Offline. 온라인 경험과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통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온라인으로 존재하는 NFT, 게임 등을 오프라인에서 실제로 경험하게 해 매출로 연결하기 등이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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